<font color="darkblue">‘RED’ 성격이 뭐죠? 왜 아이에게 총을 들렸죠?… 날카로운 16기 독편위원 8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font>
▣ 정리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대구와 진주, 춘천, 천안에서 달려왔다. 서울에서도 직장 일을 끝내자마자 달려왔다. 전원 참석. 가장 늦은 사람이 15분 지각이었다. 16기 독편위원으로 통보받은 지 일주일 만의 회의. 지난 15기에서 시작된 ‘집중 모니터링’도 제대로 이루어졌다. 모니터링은 최근호를 먼저 하고 역으로 짚어갔다. 쉬는 시간 없이 2시간15분을 달렸다. 참관한 정혁준 기자는 “우리가 고민했던 것들을 쏙쏙 집어내시네요”라며 독편위의 ‘족집게 실력’에 감탄을 쏟아냈다. 15기 편집위원을 지낸 이미지씨를 포함한 16기 편집위원 8명이 6개월 동안 <한겨레21>을 들었다 놨다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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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C12D84">706호</font> <font color="#017918">“‘진보의 몰락, 보수의 득세’. 이번 총선 결과를 나타내는 말이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이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원인은 우리의 근본적 욕망인 돈이었다. 이미 주거 형태의 대명사가 된 아파트, 서민들의 전 재산인 아파트값을 올려주겠다는 건 달콤한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욕망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기대는 절망으로 변할 것이다.” -한성곤</font>
김기홍: 다짜고짜 “종부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워라”라는 말을 들은 후보의 회고를 보면서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더라. 공약이 무슨 계약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강요하면 파시스트와 다를 바가 없지 않나.
강인경: 이번 총선을 ‘계급투표’라고 읽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다른 해석, 다른 읽는 방식이었다. 박경철씨 이야기가 시원했다. 강기갑씨의 경우도 보행기를 밀며 그를 보러 간 할머니 등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주어서 좋았다.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진보의 몰락을 손쉽게 이야기하는데 이런 지점에서 새롭게 씨앗을 뿌려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홍경희: ‘에코파파가 됐다’는 특집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줬다. 알게 모르게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것을 여성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편견을 깨줬다. ‘아파트 투표’ 이야기와 연관짓자면, 이들은 아파트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의식주라는 기본 가치에 충실한 셈이다.
이미지: 레드 기획 기사가 좋았다. 영화 <경축! 우리 사랑>을 소개하면서 단순히 콘텐츠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와 연관시켰다.
<font color="#C12D84">705호</font> <font color="#017918">“표지가 콘셉트 사진이다. 내 나름대로는 콘셉트 사진을 쓴 경우 표지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준비했을 테니까. 역시나 재밌었다. 대부분의 언론이 혜진·예슬양 사건의 원인을 경찰의 늑장 수사로 보았는데, 사실 그것이 이 사건의 본질은 아니다. 복지 측면에서 진짜 본질, 진짜 원인에 접근하려 한 <한겨레21>의 보도가 설득력 있었다. 부동산과 집값에서 나타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대해서는 흔히 들어봤지만, 어린이 범죄의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생소하면서도 와닿았다. 특집 ‘삼역모’도 눈에 띄었다. 1년 동안 근접 취재한 기자의 노력이 묻어났다. 김용철 변호사의 고발같이 거대한 규모의 비리가 아니라, 소규모이지만 개인에게는 위협적인 삼성의 협박 행태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4쪽에 담지 못한 이야기가 많을 텐데, 후속으로 다뤘으면 좋겠다.” -윤이삭</font>
김정민: 어린이 납치범에 대한 해외 사례를 잘 보여줬다. 분노의 감정에서 처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편향되기 쉬운 사건에 <한겨레21>은 균형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표지 콘셉트 사진은 아이들이 중무장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었지만, 사회의 폭력성을 말하면서 아이에게 기관총을 들려준 게 이상했다. 마케팅에 아이가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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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이명박 정권 들어 시위 현장에 경찰력이 집중되고 있다. 없는 사람들에게는 경찰력이 ‘공격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경찰력이 ‘방어적’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함께 다뤄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윤이삭: 삼성은 해고 노동자에 대해서는 강압적으로 대응하고 관리직에 대해서는 회유책을 썼는데, 이를 비교해 보여줘서 보기 좋았다. 우주인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 기사도 좋았다. 한 페이지로 다뤄져서 아쉽다. 세금이 들어갔는데 방송사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임현욱: 100억원을 들였다고 하는데, 그렇게 돈을 들이고도 방송 프로그램을 너무 못 만들었다는 게 문제로 보인다.
홍경희: 우주인 문제를 얘기하면서 한국인, 특히 여성을 강조하는 언론이나 국민에 대해 분석했으면 더 좋았겠다. 새로 시작된 ‘권혁범의 세상읽기’는 태안 자원봉사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정서를 환기시키는 게 좋았다.
<font color="#C12D84">704호</font><font color="#017918"> “표지가 눈에 띄었다. 사람의 검은색 눈을 배경으로 한 빨간 글씨가 인상적이었다. ‘찍어내자’라는 말도 흥미로웠다. 불량 후보자들을 ‘골라내 버리자’와 현명한 선택을 해 훌륭한 후보를 ‘찍자’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18대 총선을 관통하는 열 가지 테마를 설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선거구를 심층 분석하는 기사는 흥미롭고 신선했다. 특집 ‘별은 왜 ★이에요?’는 일반인들에겐 어렵고 낯선 우주에 대해 초등학생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친절한 접근방식이 좋았다. 초점의 두 가지 이슈가 다 좋았다. <식코>를 옆에서 같이 보면서 설명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삼성특검 기사 역시 색다른 시각으로 이건희 회장의 ‘합법화’를 잘 해석해주었다. 문화면의 김아타와 이동기 작품 전시회 기사는 예술이 더 이상 순진하지는 않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냉전의 추억’ 칼럼이 시작됐는데, 흔히 접하기 힘든 사실을 이야기 형식으로 푼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임현욱</font>
윤이삭: 표지이야기에서 국회의원 후보 중 체납자를 공개했는데,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전과 후보자 명단표에 ‘국가보안법·시국사건 관련자 제외’라고 나왔는데, 국가보안법이 악법인지와 상관없이, 어쨌든 판결을 받은 것이 아닌가. 모두 나열해준다면 정당성 여부는 독자가 판단할 것이다.
김정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내 표가 사표가 되길 원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한국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한겨레답게 여론조사를 평가했으면 좋겠다.
이미지: 초점에서 다룬 <식코>와 의료보험은 미래에 있을 위험만 부풀려서 말하는 다른 많은 기사와 비슷했다. 그런 위험성이 진짜로 현실이 될지 의문이다. 사실상 새 정부에서 하겠다고 말한 게 없다. 실제 어떤 정책이 나왔고, 그런 정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짚어주면 좋겠다.
한성곤: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했다. 감기는 되는데 암은 안 되는 지금 우리나라 의료보험 문제도 다뤘으면 좋겠다.
<font color="#C12D84">703호</font><font color="#017918"> “2008년 4월1일 새로운 얼굴로 선보인 특대호. 새로운 판형의 잡지는 가판대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작아진 판형에 더욱 꽉 들어찬 글줄이 알찬 느낌을 줬다. 특대호의 키를 잡은 새 선장님의 ‘만리재에서’는 그 제목 같은 아련함과 설렘이 묻어났다. 하지만 표지이야기는 특대호에 걸맞은 무게를 선보이지 못했다. 주제도 식상했고 내용도 좀 부실했다. 대운하를 둘러싼 정치권·전문가들의 찬반 대립을 따라간 기사나 지역의 모습을 담은 기사들이 그랬다. 교량 이야기나 카트리나 참사 언급은 신선했다. 섹션과 칼럼도 새로 선보였다. 정들었던 벗들을 떠나보낸 뒤 남은 쓸쓸함을 메워줄 새 친구들이 당도했다. ‘제국의 그늘’과 ‘조계완의 핑크칼라’, ‘한겨레 RED’면이 그들이다. 앞으로 기대가 크다. 다만 한겨레에서 ‘RED’란 말을 썼을 때의 느낌이 남다른데, 가장 탈이념적인 문화면에 그 이름을 붙인 데는 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이미지</font>
강인경: 줌인의 화장실에서 출산한 김양 기사는 의아했다. 기사를 쓰는 방식이 선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용으로 봤을 때도 한겨레에서 이렇게 다뤄야 했을까 하는 느낌이다. 정치의 속살 ‘미모의 정치사’는 뉴스 채널을 돌릴 때마다 들었던 이야기다. 15대 총선에서 여성 비율이 15%라고 하더라. 좀더 의미를 부여해 다루었으면 좋았겠다.
홍경희: ‘14살의 도전Ⅱ’의 경우 “대통령도 믿지 않아요”라는 말이 슬펐다. 수입이 안정적인 군인을 원하고 성공을 위해 달려가는 아이 등이 천편일률적인 한국 청소년을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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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C12D84">702호</font> <font color="#017918">“표지이야기는 정치 지형을 그림으로 보여주니 일단 호기심이 간다. 기사의 첫머리에 ‘벨트’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과거의 총선 전략과 더불어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 현상과 관련된 시대별 흐름을 짧게라도 짚어주면, 정치 현상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출마 전략을 분석했다는 기사치고 다소 싱거웠다. (선거 전이라 공개하기 어려웠겠지만) 정동영이 제시한 출마 전략이 정확히 무엇인지, 또는 <한겨레21>만의 시각으로 분석한 그네들의 출마 전략이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은 듯했다. 특집1 ‘버마의 내부 난민’ 기사가 마음을 울렸다. 불법 월경을 위해 상납하며 이동하는 대목에서는 긴장감이 느껴지고,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는 아이들의 편지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또 버마 소수민족의 상황을 국제정치의 산물로서 볼 수 있었고, 국제기구 이외의 민간단체가 왜 필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국제 기사가 이처럼 정서적·이성적 측면을 함께 다루면 사안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공감도 더 잘된다. 정치의 김부선씨 인터뷰에서는 ‘진보신당을 이용해 개인적 약점을 세탁하려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이 기사를 더 신뢰할 수 있게 했다. 시대상상 권김현영의 ‘동성애자는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가’를 흥미롭게 읽었다. 이런 글을 읽으면 지적으로 자극도 받고 사고가 더 치밀해진다. 다만 좀더 읽기 쉬웠으면 좋겠다.” -홍경희</font>
한성곤: 지금에 와서 702호를 보니 결말이 나온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표를 잘 정리해주었다고 하는데, 남북 벨트가 뭘 의미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갔다. 그리고 특집에서 “석 달째 돈을 못 봤다”란 말이 나오는데, 90년대 초 여수 시프린스호 사건에서는 엘지정유에서 바로 주민 지원을 하고 하루에 몇만원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자주 등장하는 미국의 액손 발데즈호 사고 말고 시프린스호 사고도 비교해서 다루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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