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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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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은 나의 엄청난 선생님

등록 2012-03-21 14:37 수정 2020-05-03 04:26

밤 11시50분이었다. 그전까지 숨죽여 “야자예요, 좀 이따가요”라며 전화를 받던 성남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오은주(18) 학생은 이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통화할 자유시간을 얻었다고 했다. 나머지는 그의 입으로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

1. 매일 이 시간에 끝나나요.
집이 전라도 광주라서 기숙사에서 생활해요. 학교 수업은 오후 5시30분에 끝나는데 밤 9시까지 자율학습하다가, 그다음엔 기숙사 야간 자율학습을 하죠.

2. 키 클 시간도 없겠네요.
이미 다 컸어요. 열심히 안 하는 아이들이 없잖아요. 저는 평범한 편이죠.

3. 부모님 보고 싶지 않나요.
안 그래도 오늘 학부모총회로 엄마가 다녀가셨는데 밥은 어찌 먹나 걱정이 많으시더라고요. 저는 정말 잘 지내고 있는데 말이죠. ‘햇반’이라는 위대한 친구도 있고요.

4. 은 어떻게 보나요.
기숙사 우편함으로 와요. 룸메이트도 보고, 보는 친구가 많아요.

5. 고등학생이 보는 은.
음… 뭔가 엄청난 선생님 같은 것? 그 말을 알아들으려면 다른 것도 알아야 하고, 꼬리를 물죠.

6. 좋았던 기사는.
901호 특집 ‘이런 18, 우리 이야기 좀 들어볼래?’요. “외고 다닌다고 영어 잘하는 것 아니다”라는 말 정말 공감했어요.

7. 힘 빼고 놀고 싶을 땐 어떻게 하는지.
교내 동아리 오케스트라를 해요. 전 타악기를 맡았는데 친구들이 많이 가르쳐줘서 힘이 돼요.

8. 친구들과 뭐하고 놀죠.
주로 이야기하죠. 요즘엔 진로 이야기를 많이 해요. 모든 게 불확실하고 되는 일이 없어 보여요.

9. ‘10문10답’을 신청한 이유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 지난주엔 인터뷰 특강에 가서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 강연도 들었어요. 떨리던데요. 과연 그런 문제를 다음 세대 기자들이 해결할 수 있을까요?

10. 잠자기 전 마지막으로 하는 생각은.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알람 잘못 맞춰놓았으면 어쩌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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