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사는 독자 엄현철(34·사진 왼쪽)씨는 을 볼 때마다 ‘나한테도 전화 오면 어쩌나’ 걱정했다. 막상 의 전화를 받자 이산가족 상봉 못지않게 반가워하는 그의 올해 꿈은 ‘가족 상봉’이란다.
<font color="#C21A1A">1. 어떤 일을 하고 있나. </font>
한국전력 강원본부 강릉전력소에서 일하고 있다. 원래 전주 출신인데, 2004년 공채로 입사한 뒤 강릉으로 첫 발령을 받아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요즘은 강추위로 전력예비율을 관리하느라 정신없다.
<font color="#C21A1A">2. 강원도에서 살다니 부럽다. </font>
사택이 대관령을 바라보고 있어서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겨울엔 바람이 집을 파고들고 봄이면 바람 소리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 지난해엔 바닷가에 한 번도 안 갔다. 전주에 살 때 전주비빔밥 안 찾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하.
<font color="#C21A1A">3. 주말엔 뭘 하나. </font>
아이들을 돌보거나 사회인 야구를 한다.
<font color="#C21A1A">4. 주변에 다른 독자도 있나.</font>
강릉은 보수적인 동네다. 내가 일하는 사무실도 꽤 보수적인데 나는 전라도 출신이라 섣불리 정치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을 다 읽고 나면 슬그머니 화장실에 놔두고 오는데 사무실 사람들이 읽고서 기사 이야기를 하면 뿌듯하다. 몇 주 잊을라치면 요즘엔 이 안 보인다고 섭섭해하더라. 논술 준비하는 아이들을 둔 선배가 있으면 건네주기도 한다.
<font color="#C21A1A">5. 목소리가 상당히 젊은데 결혼은 했나. </font>
결혼 5년차에 아이가 둘 있다. 강릉에서 결혼할 마음이 없어 주변에서 좋은 사람을 소개해준다고 할 때마다 거절했더랬다. 그런데 관동대 교직원으로 일하는 아내와 자꾸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 결국 사귄 지 1년 만에 결혼했으니 이게 인연인가 보다.
<font color="#C21A1A">6. 정기구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font>
결혼해서 경제 공부도 할 겸 경제신문을 몇 달 보다가 끊었다. 너무 딴 세상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열만 받았다. 그냥 내 입맛에 맞는 걸 보는 게 낫겠다고 1년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그다음엔 2년 구독, 지난해엔 아예 3년치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font color="#C21A1A">7. 푸르메재단을 후원하고 있는데. </font>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곳이라고 들었다. 아파도 돈이 없어서 대책이 없는 노인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회봉사기관이 많으면 좋겠다.
<font color="#C21A1A">8.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font>
기사를 보고 감동한 것은 ‘OTL’ 시리즈였다. 기자들이 식당이나 공장에 취업해서 기사를 쓰는 걸 보고 이런 기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font color="#C21A1A">9. 다뤄줬으면 하는 기사는. </font>
내 자신이 나름 진보라고 생각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는 보수 꼰대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 진보적인 사람들도 학교 체벌 문제를 얘기할 때면 맞아야 말을 듣는다는, 폭력을 인정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진보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일상생활에서 진보와 보수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줬으면 한다.
<font color="#C21A1A">10. 올해의 계획이 있다면.</font>
맞벌이다 보니 지금 5살인 큰애를 지난해까지 전주집에 맡겨서 키웠다. 주말엔 5시간씩 걸려서 보러 다녔다. 둘째는 처갓집에 맡겼다가 주말에만 데려온다. 올해는 둘 다 데려와서 우리가 키우려고 한다. 네 식구가 처음으로 한집에 모여 사는 해다. 집이 추워 이사도 해야 하고 걱정도 많지만 설렌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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