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정지혜(41)씨는 경기 이천시 보건소에서 일하는 간호사다. 독거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방문해 건강을 돌보는 일이 주 임무다. 그들에게 정씨는 동네 주치의다. 목소리는 차분하고 여유가 넘쳤다. 서울에서 이천으로 온 뒤 생긴 변화라고 했다. “중학생 딸도, 초등학생 아들도 서울 생활을 하던 때와는 달라졌다”고 한다. 방학한 중학생 딸의 ‘까르르’ 웃는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넘어왔다.
정지혜(41)씨 가족.
지금이 휴가 중이다. 하하. 친정이 전남 함평이라 거기로 다녀왔다.
복잡하고 공기도 좋지 않고. 아이들도 서울을 그리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전화기 너머 웅성웅성하는 소리).
대안학교에 다닌다. 그러고 보니 학교도 시골에 있다.
원래 말이 별로 없다.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아이라고나 할까. 원래 일반 학교에서 이런 아이는 관심 밖이잖나. 그런데 대안학교에 가니 관심이 쏟아져서 그런지 아이가 달라졌다. 말도 많아지고. 사랑을 더 많이 받으니까 그런 거 같다.
원래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했는데 너무 각박해서 시골로 내려왔다. 한 10년 가까이 일을 하지 않았다. 아이도 키웠고. 큰딸이 중학교에 들어간 다음인 지난해 11월부터 보건소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했다.
서울과 이곳은 많이 다르다. 서울은 내가 바쁘지 않아도 분위기가 나를 바쁘게 몰아가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여유도 있고. 다만 최근 복지 예산이 많이 줄어서인지 어르신들이 많이 힘들어하신다. 그러니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특히 복지에 대해서는. 사실 내 노후도 걱정될 정도다.
내 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참여연대 후원은 사실 천안함 사건 때문이다. 하하. 유엔에 의견서를 보내고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빈곤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기사가 좋다. 영구임대 아파트 기사도 좋았고. 레드 기획을 읽을 때 많이 웃기도 한다. 쉬어가는 꼭지도 좋다.
의료 분야가 일상과 밀접한 정도에 비해 기사로 많이 다뤄지지 않아서 아쉽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일반인이 의학 정보나 정책에 접근하기 쉽게 매체에서 더 많이 다뤄줄 필요가 있다. 부실한 학교 보건 교육 시스템에서부터 영리 병원에 대한 문제까지 현장에서 보이는 이슈가 참 많은데….
앞서 말한 의료 기사를 포함해 소외 계층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 나도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독거노인, 장애인, 결혼 이민자 등 소외 계층의 복지 정책이 그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모르고 살았다. 그들의 요구가 드러날 수 있게 조금 더 세밀하게 꾸준히 다뤄달라.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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