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동지’라서 궁금했다. 아름다운 동행의 후원단체 가운데 ‘아시아의 친구들’을 선택한 그분. 실은 기자도 그 단체의 후원자다. 또 하나의 정보는 을 받아보는 주소가 ‘해남중학교’라는 것. 그렇게 전라도의 ‘이주민 단체를 후원하는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통화 연결음이 젊었다. “외모는 미술, 실제는 과학”인 강경미(51) 선생님이 받았다. 이렇게 그분과의 짧은 통화, 짧지 않은 전자우편 대화를 재구성해보았다.
강경미(51) 선생님
늘 나이를 잊고 지냅니다. 이런 부분에선 누구의 눈치도 안 보는 편입니다. 처음 보는 분들이 대부분 “미술이냐”고 하십니다.
우리가 힘들어 피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는 이들이 고마웠습니다. 전남 영암에서 해남으로 출퇴근하는데, 여기도 이주노동자가 많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친구입니다. 언젠가는 아시아공동체학교를 만들어 힘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도 볼 때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람과 7년 전에 전통혼례를 올렸어요. 두 해 전부터는 우리 집 모든 기쁨의 원천인 고양이 보리와 함께 삽니다. 남편은 지역 농민의 삶이 나아지기를 희망하면서 무화과 영농조합을 꾸리고요. 그보다 먼저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생태학교를 합니다.
종종거리다 보면 하루가 갑니다. 최근 천안함 사건 때, 아이들이 “우리나라 전쟁 일어나요?”라고 물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전쟁 일어나는데 왜 공부는 하냐는… . 여기는 해마다 눈에 띄게 학교 수가 줄지만, 새로운 교육감도 뽑혔으니 학교에서 숨쉬기가 나아질 거라 기대합니다.
처음 나왔을 때부터 정기구독 했습니다. 몇 권을 빼고는 거의 모아두었고요. 아, 중간에 한 해는 경제적 이유로 정기구독을 빼먹었어요.
‘팔도국수유람’ 같은 기사가 좋았습니다. 먹는 것도, 만들어 함께 나누는 것도 좋아합니다. ‘레드’ 기사를 좋아하고, 어려운 사람들 이야기도 마음에 와닿아요. 최근엔 영구임대아파트 기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생각보다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지요. 우습지만,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맑은 정신으로 읽는 편인데, 행복한 시간입니다.
아무나 말할 수 없는 것을 다루려고 태어난 아닌가요. 정말 중요한 사건인데 다른 사건에 밀려나 있는 문제를 끄집어 내주셨으면 합니다. 은근슬쩍 물타기 하는 사안 같은 거요.
9. 직업과 관련된 제보 부탁합니다.
지금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데요. 생각나면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10. 아, 오늘이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을 하는 날인데, 응원 나가시나요.
집에서 열심히 응원하려고 했는데, 숙제(10문10답 질문 전자우편)를 주셔서 답장을 쓰다가 그만 이웃집의 함성으로 한 골 넣은 걸 알게 됐습니다. 비록 경기는 놓쳤지만, 여기에 나오게 돼서 오늘이 정말 평생의 자랑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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