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비판 쏟아내는 미 의회, 코넬대에서 심포지엄도 열릴 예정
▣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야스쿠니신사는 동아시아만의 문제일까? 죽은 이를 참배하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늦어지긴 했지만, 미국 등 서구 사회에서도 야스쿠니신사가 갖는 퇴행적 역사 인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중이다. 김은식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 사무국장은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에서 ‘참배’를 영어로 표현하면 ‘visit’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참배’나 ‘강제 합사’ 등이 갖는 함의를 ‘visit’라는 중립적인 표현 속에 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그만큼 야스쿠니신사는 서구인들에게 어렵고 낯선 주제였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고 있다. 주목할 만한 첫 움직임은 2005년에 나왔다. 2005년 12월 국제위기감시기구는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할 제3의 추도시설을 만들어 신사를 둘러싼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듬해인 2005년 9월14일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는 야스쿠니신사와 류슈칸이 갖는 역사인식에 대한 보다 통렬한 비판이 이어졌다. 헨리 하이드 국제관계위원장은 “일본은 거의 모든 주변국가와 미청산 이슈를 갖고 있어 미국의 동맹국으로 영국과 같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의 류슈칸이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아시아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은 아시아, 태평양의 제 민족을 서방 제국주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시작했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는 한국·필리핀·싱가포르·솔로몬제도를 방문해 그들과 비참한 기억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일본의 황군이 해방자였다고 기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박물관에서 가르치고 있는 역사는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지 않으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캘리포니아주를 지역구로 둔 란토스 위원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은 일본의 ‘기억상실증’을 보여주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라고 못박았다.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히틀러의 오른팔이었던) 헤르만 괴링이나 (아우슈비츠 소장이었던) 루돌프 헤스의 무덤 앞에 꽃을 바치는 것과 같다. 새로운 일본 총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주 단순하다. 전범에게 조의를 표하는 짓은 윤리적 파산 행위로 일본 같은 대국이 할 만한 일이 아니다.” 서우영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지난 7월30일 미 하원의 ‘위원부 결의안’도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서구인들의 이해를 좀더 심화할 방법은 없을까? 야스쿠니신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대만·일본·오키나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은 오는 11월8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인권·문명·평화의 눈으로 야스쿠니신사를 본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토론회 자리에서 마크 셀든 미국 코넬대학 교수는 ‘미군 점령 통치 아래서의 야스쿠니신사’ 문제를, 같은 학교의 서재정 교수는 야스쿠니신사의 전쟁박물관 류슈칸이 드러내는 반미주의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다. 야스쿠니신사에 강제 합사된 한국인 유족들이 일본 정부와 야스쿠니신사를 상대로 낸 소송을 이끌고 있는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는 ‘야스쿠니신사를 둘러싼 법적 쟁점’들을 서구인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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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31일 2239만3천원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시피 9월15일(토) 서울 명동 신한은행 네거리에서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야스쿠니신사 무단합사 철폐소송 지원을 위한 바자회’가 열립니다. 참여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자신이 애장하고 있는 물품을 기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일 명동으로 나가 좋은 물건을 싼값에 사들이는 것입니다. 물품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전화기를 들고 1588-1255를 눌러 대한통운 직원을 부르면 됩니다. 기증 물품을 싼 겉표지에는 ‘민족문제연구소 야스쿠니 합사 철폐소송 지원 바자회 물품’이라고 쓰고, 도착지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 205-1번지 경기그물코센터로 표기합니다. 택배 요금은 착불이니 따로 돈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바자회에 소비자로 참여를 원하는 분들은 9월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명동으로 나오시면 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계좌이체 우리은행 1006-401-235747, 예금주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ARS 060-707-1945·한 통화 3천원
주관 민족문제연구소, ‘노합사(NO 合祀)’,
문의 민족문제연구소(02-969-0226), 홈페이지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www.anti-yasukuni.org),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38-29 금은빌딩 3층(우편번호 130-866)
모금자 명단
이효리(5천원) 이혜수(2만3천원) 임재혁(3만원) 안대용(3만원) 이강두(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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