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8월15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대신 찾은 전몰자묘원, 그리고 그의 고백 </font>
▣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8월1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찾은 곳은 ‘지도리가후치(千島ケ淵) 전몰자묘원’이었다. 도쿄 지하철 도에이신주쿠선 구단시타역 1번 출구에서 내려 앞으로 쭉 걸어가면 야스쿠니신사, 신사의 입구를 지나쳐 왼쪽으로 꺾은 뒤 15분쯤 걸으면 치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이다.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을 위해 만든 시설이라는 점에서 두 시설의 존재 의미는 비슷하지만, 그들이 갖는 역사적 배경은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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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신사가 모시는 것은 일왕을 위한 전쟁에 참여해 목숨을 잃은 246만여 명의 영령들이다. 전쟁 전 일왕은 야스쿠니신사를 특권화하면서, 그를 위해 전장에 나가 목숨을 잃은 전사자들을 직접 제사 지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을 잃은 유족의 슬픔은 일왕을 위한 존경과 고마움으로 변했고, 이는 “천황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까지 바치겠다”는 독특한 신앙관으로 발전해왔다. 적어도 전쟁이 처참한 패배로 끝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전쟁은 끝났고 신사는 국가시설에서 종교시설로 변했지만, ‘A급 전범’ 합사 문제에서 드러나듯 지난 침략 전쟁을 반성하지 않는 퇴행적 역사관으로 주변 나라들의 분노의 대상이 돼왔다.
지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이 생긴 것은 태평양전쟁에 끌려가 죽은 조선인들이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되기 시작한 1959년이다. 묘원은 일본 후생성이 만든 국가시설이다. 태평양전쟁으로 폐허가 된 각 지역에서 수집한 유골 가운데 연고자를 알 수 없는 유골이 안치돼 있다. 서구에서 말하는 ‘무명용사의 묘’와 비슷하다.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는 2005년 펴낸 에서 “상대적으로 야스쿠니신사의 지위가 저하될 것을 두려워하는 일본유족회를 비롯한 야스쿠니파의 압력도 있어서, 국립임에도 그다지 각광을 받지 못했다”고 적었다.
중요한 건 시설이 아니라 정치
지난 7월29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 참패의 영향인 듯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온건한 편이었다. 그는 “우리는 세계 각국, 특히 아시아 각국의 사람들에게 매우 큰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국민을 대표해 깊은 반성과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전(不戰)의 맹세를 이어가고 세계의 항구 평화를 위해 공헌해나갈 것을 맹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패전일이 오기 며칠 전 밝힌대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고, 그의 각료 16명 가운데 15명도 신사를 찾지 않았다. 다만 총리 취임 이래 줄곧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 등은 예상대로 신사에 참배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에 참배한 치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할 만한 대안 시설로 일본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해마다 8월15일을 전후해 야스쿠니신사에 비판적인 불교·기독교, 사회민주당계의 단체 등이 이곳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전몰자 추도식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야스쿠니신사에 대항하는 시설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그러나 다카하시 교수는 “묘원도 제2의 야스쿠니신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무슨 뜻일까.
지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이 문을 연 것은 1959년 3월28일이다. 준공식에는 히로히토 일왕과 그 부인이 출석해 ‘배례식’이 치러졌다. 바로 그해 ‘나라를 위해 생명을 바친 사람들,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라고 새긴 일왕의 이른바 ‘어제 시비’(御製 詩碑)가 묘원에 세워졌다. 묘원의 본원인 육각당 중앙에는 도기로 된 관이 있고, 그곳에 히로히토 일왕이 하사한 황금 항아리가 있다. 그 안에 모든 전몰자의 유골을 상징하는 ‘상징 유골’이 안치돼 있다.
묘원에는 ‘지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 봉사회’라는 단체가 있다. 2004년 가을 현재, 봉사회의 회장은 세지마 류조였고, 그 밑의 부회장 3명 가운데 2명은 일본 우익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 다른 한 사람은 후지모리 쇼이치 궁내성 장관이었다. 야스쿠니신사의 시선으로 묘원을 바라보면, 그것은 또 하나의 야스쿠니신사가 되고 만다. 다카하시 교수는 “중요한 것은 결국 시설 그 자체가 아닌 그 시설을 이용하는 정치”라고 말했다.
느껴지지 않는 진정성
아베 총리는 8월21일부터 인도 방문을 시작한다. 그는 이번 인도 방문 기간 동안 극동군사재판(도쿄 전범재판)에 나선 판사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 A급 전범들의 무죄를 주장한 인도인 라다 비노드 팔 판사의 후손을 만날 예정이다. 팔 판사는 판결 당시 기소된 A급 전범들은 모두 ‘무죄’라는 소수 의견을 냈다. 그는 “(전범 재판은) 법률적 외피를 쓰고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보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1967년 사망할 때까지 네 번이나 일본을 찾아 “일본이 (전쟁) 범죄를 일으켰다며 어린이들에게 뒤틀린 죄의식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총리 시절 일이다.
그에 대한 고마움 때문인지 일본은 1966년 그에게 일왕의 훈장을 줬다. 야스쿠니신사의 전쟁박물관 류슈칸 앞에는 팔 판사의 공적을 기리는 공적비가 서 있고, 그 앞에는 영어와 일본어로 된 팔 판사의 판결문 요약본을 담은 상자가 있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A4 한쪽 분량의 요약본을 가져갈 수 있다. 아마도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와 지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을 가르는 갈림길에서 야스쿠니신사를 택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설이 아닌, 그 시설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일본은 지난 전쟁으로) 아시아 각국의 사람들에게 큰 손해를 줬다”는 그의 고백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table width="480" cellspacing="0" cellpadding="0" border="0"><tr><td colspan="5"></td></tr><tr><td width="2" background="http://img.hani.co.kr/section-image/02/bg_dotline_h.gif"></td><td width="10" bgcolor="F6f6f6"></td><td bgcolor="F6f6f6" width="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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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size="4" color="#216B9C"> 대박 났어요</font>
8월17일 2151만7천원
가 대박이 났습니다. 그래서 야스쿠니 모금액도 한 단계 ‘점프’했습니다. 저조한 모금액에 괴로워하던 민족문제연구소 활동가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연장에서 열심히 앞차기, 옆차기, 뒤차기, 공중돌기 등의 묘기를 보여준 공연단과 제작진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관심을 잊지 않으셨던 독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한 가지 더 부탁이 있습니다. 9월15일 아름다운재단,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하는 바자회가 있습니다. 공연과 바자회로 모은 돈은 야스쿠니합사 취하 재판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바자회를 끝으로 의 야스쿠니 캠페인은 막을 내립니다. 무더운 여름입니다. 독자 여러분, 마지막까지 격려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계좌이체 우리은행 1006-401-235747, 예금주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ARS 060-707-1945·한 통화 3천원
주관 민족문제연구소, ‘노합사(NO 合祀)’,
문의 민족문제연구소(02-969-0226), 홈페이지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www.anti-yasukuni.org),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38-29 금은빌딩 3층(우편번호 130-866)
모금자 명단
신유현(1만원) 고경일 교수 외 상명대 만화과 학생(25만원) 남유미(9천원) 윤석진(12만원) 장소련(3만원) 김용수(10만원) 김혜영(3만원) 이희자(10만원) 최낙훈(5만원) 민연수(5만원) 민정수(1만원) 이미예(1만원) 점프특별후원공연수입 1차분(541만6천원)
*그 밖에 ARS로 40명이 정성을 모아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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