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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유어북] 도서관을 해방하라

등록 2004-09-02 00:00 수정 2020-05-03 04:23

[프리유어북 | 책을 보내며]

스가야 아키코 과 도서관의 의미를 돌아본다

▣ 이용훈/ 한국도서관협회 기획부장 · 도서관문화비평가

책 읽기와 관련해서 도서관이야말로 책 읽기를 돕는 가장 확실한 시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반 사람들에게 도서관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도서관이란 ‘이런 곳이다’라고 쉽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에게 도서관은 대체로 독서실이나 공부방으로 알려져 있어 아쉽다. 물론 예전에는 그러한 목적의 시설이 필요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지식과 정보, 문화의 시대이자 교육에서도 자기 주도적이고 통합적인 학습이 중요한 시대이다. 암기와 시험 위주의 책 읽기 또는 공부 방식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도서관이 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어떻게 사람들에게 도서관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래서 지금보다는 더 나은 도서관을 갖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1911년 세워져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서관 중 하나가 된 뉴욕공공도서관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왜 저자(일본인 저널리스트)는 뉴욕에 가서 도서관을 탐색했을까? 저자는 뉴욕공공도서관을 통해 도서관은 분산되어 있는 수많은 사람의 지혜와 지식의 단편을 모아 사람들이 이용하게 함으로써 문화와 예술, 비즈니스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용광로임을 확인했다. 그런 도서관이 있기에 도서관이 있는 한 사회는 미래를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도서관에서 발견한 미래를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 나라 일본의 도서관과 비교해보고 일본의 미래를 위해 도서관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책 자유교환운동을 처음 제안한 이탈리아 피렌체시 루카 브로기오니 문화부장은 ‘도서관을 해방시키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 해방시켜야 할 도서관이 있기는 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누가,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책 읽기와 도서관이 확실하게 가능성을 담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 도서관들도 미래를 만드는 씨앗이 가득한 곳임을 알고 도서관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이 책을 해방시키고자 한다. 책이여, 여행 잘 다니시게나! 이 홀씨가 우리의 독서와 도서관 문화를 바꾸는 희망으로 커가기를 감히 바란다.

* 프리유어북 홈페이지 / <u>www.freeyourbook.co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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