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유어북 | 책을 보내며]
‘절대’에 대한 거부, 시오노 나나미의
▣ 강버들/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웹진 〈DEW〉 기자
(한길사 펴냄)는 시오노 나나미의 에세이집이다. 제목이 영 우울하다. 그냥 마이노리티도 억울할 텐데 자기 목소리도 내지 않는 마이노리티란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감상적인 넋두리라도 써놓았나 싶어 찝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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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오노 나나미를 믿고 책을 펼치자 ‘마이노리티 선언’이 보인다. ‘마이노리티’를 ‘선언’한다고? 시오노 나나미는 자신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체주의와 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주의의 파도 사이에 끼인 세대, 1937년생이라 표현한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어느 쪽에도 무조건 동조하진 못하지만 대신 어느 쪽에도 자유로울 수 있는 1937년생. 그 세대가 시오노 나나미가 선언한 마이노리티다. 절대적인 것을 주입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마이노리티라니. 조금 멋있게 보이기 시작한다.
‘마이노리티 선언’ 다음에 이어진 29편의 에세이도 마이노리티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행복한 남자’인 15세기 베네치아의 구국영웅 카를로 젠,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킨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 인기라미 후작, 2차 세계대전을 살아간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 레오 롱가네지까지.
“당신은 민주주의자입니까?” 파시즘이 위세를 떨치던 때는 반파시스트로 몰리고, 민주주의 시대에는 보수반동으로 비난받은 레오 롱가네지의 대답. “옛날에는 그랬지만 장래에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습니다. 파시즘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독재정권 아래서라야 겨우 민주주의를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이쯤 되면 너무나 당당한 이들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감상적인 넋두리나 늘어놓는 마이노리티가 아니다. “나 이렇게 내 생각대로 살아간다”고 선언할 수 있는 당당한 마이노리티다. 나는 한번이라도 당당한 마이노리티인 적이 있었는가. 어느 길이 옳다면 당장 달려가 가면을 뒤집어쓰고 “옳소”를 외쳤다. 목소리만 큰 머저러티가 너무나 많다. 소리 높인 다수는 그 큰 목소리로 절대적인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들이 떠드는 말들을 무시하고 내 생각대로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그래도 나는 절대적인 것에 구속받지 않는 마이노리티가 되고 싶다. 우리 사회에는 당당한 마이노리티가 필요하다.
‘프리유어북’을 통해 여행을 떠날 이 책이 당신의 ‘마이노리티 선언’에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느 날, 어디에선가 이 책을 발견한다면 당당하게 ‘마이노리티 선언’을 할 준비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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