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2025년 9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과 관련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성비위 사건의 피해자이자 고발자인 강미정 혁신당 대변인이 “성비위 사건 피해자 보호와 회복이 외면당했다”고 비판하며 2025년 9월4일 탈당했다. 강 대변인은 8·15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전 대표)이 해당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채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은 “피해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한 절차를 마쳤다”고 반박하며 “(조국 전 대표) 수감 중에 있었던 사실로 연결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입장을 냈다.
강 대변인은 2025년 9월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에 격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 길 위에서 마주한 것은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 그리고 그것을 외면하거나 모른 척하던 시선들이었다”며 “(성비위 및 직장내 괴롭힘) 사건이 접수된 지 다섯 달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당의 피해자 지원 대책은 그 어떤 것도 마련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이뤄졌어야 할 피해자 보호와 회복이 외면당하는 사이 피해자들은 당을 떠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제가 더는 기다릴 수 없음을, 그리고 떠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된 이유”라며 탈당 방침을 밝혔다.
2025년 4월 혁신당 내부에는 당직자 간 성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공론화됐고 접수 70여일 만에 가해자 2명은 각각 제명(당적 박탈 및 출당), 당원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후속 조처 차원으로 당내에 ‘인권향상 및 성평등 문화 혁신을 위한 특별위원회’와 권고사항 이행을 위한 티에프(TF)가 차례로 설치됐으나 강 대변인은 당이 적시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와 조력자들은 2차 가해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당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달 당을 떠났고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1일 제명됐으며 피해자를 도운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 징계를 받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다”고 했다. 또 “당무위원과 고위 당직자들 일부는 에스엔에스(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향해 ‘당을 흔드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이라고 조롱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2025년 8월 사면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관련해 조처를 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8·15 사면 이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잡힐 날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제는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조 원장이 수감 기간 옥중에서부터 당내 성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여태 다른 입장을 듣지 못했다”며 “말씀하시지 않은 침묵도 제가 해석해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이 목소리가 또 다른 침묵을 깨우는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혁신당은 떠나지만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길은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2차 가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며 “‘너 하나 때문에 열 명이 힘들다’, ‘우리가 왜 네 눈치를 왜 봐야 하느냐’는 가혹한 말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은 입장문을 내어 “성비위 및 괴롭힘 사건과 관련 당헌·당규에 따라 피해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한 관련 절차를 모두 마쳤다. 피해자 쪽 요청으로 외부기관이 조사를 전담해 진행했고 당 외부인사로 구성된 인권특위 점검도 받았다”며 “그럼에도 사실과 상이한 주장이 제기된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박했다.
당 관계자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 특위 권고안을 어떻게 이행할 건지 피해자 대리인이 참석하는 티에프까지 구성해 진행하는 상황에서 (강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와 조력자에 대한 2차 가해도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조국 원장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강 대변인 주장에 대해서도 “(수감 중) 사건 자체를 인지할 수 있어도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지 않겠나”라며 “수감 중에 있었던 사실로 이 사건을 연결시키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2025년 8월24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나와 걷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5년 9월4일 조국혁신당의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강욱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정 대표는 최 원장에 대해 윤리감찰단에 긴급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2025년 8월31일 대전 중구 문화원에서 열린 혁신당 ‘대전·세종 정치 아카데미’ 강연 도중 “솔직히 말씀드려서 한발짝 떨어져 보는 사람으로서 (혁신당 성비위 사건이) 그렇게 죽고 살 일인가”라며 제3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인척의 성폭력 의혹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 뒤 “잘 모르겠어요. 왜 그런 짓을 왜 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되고, 당하신 분은 어떻게 당하셨는지를 진짜 정확히 몰라 드리는 말씀인데, 그걸 가지고 그렇게까지 싸워야 될 문제인지에 대해서, 내가 얼만큼 알고 치열하게 싸우는지를 좀 먼저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미정 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어제 (당시 강연) 현장에 있던 당원께서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했는지 제게 녹취 음성 파일을 보내주셨다”며 알려진 발언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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