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6월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제7차 사법행정자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광장의 촛불은 꺼졌다. 이곳저곳에서 “이러려고 촛불 든 게 아니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한겨레21>은 문재인 정부 집권 46개월 동안(2017년 5월~2021년 3월) 한국 사회가 얼마나 진보했는지, 문재인 정부가 촛불 시민들한테 제시한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2017년 7월 발표)는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전문가들한테 물었다. 2017년 제19대 대선 당시 <한겨레> 대선정책자문단에 참가한 전문가들을 밑돌 삼아 11개 분야, 모두 33명의 전문가에게 전자우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들의 평균점수(별점, 5개 만점)는 2.66개(28명 응답). 절반의 성공이다. 다행히 촛불 정부엔 “아직 시간이 1년이나 남았다”.(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_편집자주
국민의,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민생치안 역량 강화 및 사회적 약자 보호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세웠던 사법 분야 국정전략은 ‘권력기관의 민주적 개혁’이었다. 세부적으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인사 관련 제도 정비 △법무부 탈검찰화 △인권친화적 경찰 개혁 △자치경찰 실시 등이 국정과제로 제시됐다.
2021년 1월, 검찰 개혁의 상징으로 꼽혔던 공수처가 출범했다. 공수처 설치와 함께 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던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도 동시에 시행됐다. 경찰이 수사권을 가질 경우 조직이 비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와 자치경찰제 도입을 같이 추진했다. 자치경찰제는 지역주민이 선출한 지방자치단체장 산하에 사법경찰을 두는 제도로 현재의 국가경찰제보다 분권화돼 있다.
‘문재인 정부 4년 평가단’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잘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찰권력이 급진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또 자치경찰제 시행이 ‘명목상’일 뿐이라며 “민주적 통제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로부터 회수한 권력을 국민이 아니라 경찰에 부여하는, 권력의 이전 조치에만 급급했다”며 “경찰에 수사종결권까지 부여하면서도 자치경찰제 실시는 시늉에만 그쳤고, 오히려 정보경찰 권력의 근거만 마련해주는 반개혁적 조치로 나아갔다”고 비판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자치경찰제는 명목만 진행하고 실질적 자치경찰제는 시행하지 않았다”며 “경찰위원회 실질화, 경찰 감시 기구 설립 등 경찰 활동에 대한 민주적·시민적 통제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법 개혁에 대한 평가도 후하지 않았다. 2017년 3월 사법농단 의혹이 처음 제기돼 법원 개혁의 필요성에 국민은 공감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 사법농단 사태 청산은 지지부진하다. 서선영 변호사는 “사법농단이 드러났을 때 범사회적 기구를 만들어서 개혁 방향을 정식화하고 책임감 있게 실행했어야 하는데, 정부는 법원에 제도 개혁을, 검찰에 사법농단 수사를 맡기고 방치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사법농단에 대한 제대로 된 책임 묻기에서도, 법원 개혁이라는 제도적 성과에서도 모두 제대로 나아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상희 교수도 “대법원장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으로서는 적어도 법원 개혁의 지향점과 방향성은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수단을 가진 셈인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사법농단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사법 왜곡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나아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반의 제도 개혁 등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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