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일 일요일 아침 10시, 국회에서 뜻밖의 ‘긴급 뉴스’가 날아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새정치연합의 안철수 의원이 통합신당 창당에 합의했다고 전격 선언했다. 야권 재편의 시계가 급속히 앞당겨지면서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여야 맞대결의 격전장이 됐다. 통합신당은 거대 여당 공략을 위한 승부수인가, 영혼 없는 야합인가? 안 의원의 ‘새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3월6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안철수의 생각’과 ‘통합신당의 운명’, 지방선거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치에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실감했다.
이상돈 - 김한길·안철수 두 사람 모두 한계에 달해 결정한 것 아닌가. 정치가 이상으로 되는 게 아니다. 안 의원의 독자신당은 현실을 도외시한 판단이었다. 그런데 안 의원은 하다가 어려움이 닥치면 한 번에 접더라. 서울시장, 대선에 이어 세 번째다. 그래서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이철희 - 의외였다. 두 세력이 합치는 건 불가피하다고 봤다. 시점의 문제, 주도권의 문제였을 뿐이다. 그러나 안 의원이 지방선거 전에 그런 결정을 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윤여준 전 장관을 끌어오면서 판을 너무 넓혀놓았고, 독자신당을 접고 통합으로 터닝하기 어렵다고 봤다. 많은 걸 감수하려는 결심이 있는 것 같다. 본인 말을 뒤집은 셈이니까. 안 의원이 권력 의지가 분명해졌다고 평가한다. 새정치의 공허함보다 대통령이 될 생각이 분명해진 것 같다. 안 의원의 결단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나쁘지 않다.
한귀영 - 뜻밖이었다. 안 의원이 진짜 정치를 하려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발표 3일째부터는 화제가 되지 않더라. 지방선거가 재미있게 됐지만, 분위기는 생각보다 뜨지 않는다. 그동안 너무 많은 학습효과로 인해 통합신당 창당이 임팩트 있게 가진 않는 것 같다.
통합신당, 절박함과 궁박함의 만남- 안 의원은 “새정치를 더 큰 그릇에 담았다”고 말했다. 야권 입장에선 분열 우려가 없어졌지만, 여당은 야합이라 하고 진보정당은 양당 기득권 체제로 걸어 들어갔다고 비판한다. 통합신당 창당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이상돈 - 새정치연합이 기성 정치에 충격을 주겠다고 한 데 동의했지만, 이제 그렇게 말할 수 없게 됐다. 새누리당은 상수고, 통합신당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쉽진 않을 것이다. 윤여준 전 장관에게 ‘주적이 누구냐’고 물으니 없다고 하던데, 말이 안 된다. 제3후보는 어느 한쪽에 영향을 더 주지, 양쪽에 똑같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 통합신당 창당은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 판단인 것 같다.
이철희 - 독자신당을 하더라도 민주당을 대체하는 정당으로 가는 건 어렵다고 봤다. 지역별 단순다수제라는 선거제도가 있고, 지역 구도가 있다. 양당 구도라는 현실적 뿌리를 흔들 만큼의 힘이 있느냐를 비판적으로 봤다. 안 의원이 기성 정당에 충격을 주는 데 만족한다면 독자신당도 괜찮지만, 자신이 리더가 되거나 대통령이 되어 한국 정치를 바꾸겠다면 독자신당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길이 아니었다. 통합신당으로 돌아서면서 문제 제기자가 아닌 문제 해결자가 되겠다는 결의를 다진 건 분명해 보인다.
이상돈 - 새정치연합이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낸다고 얘기했고, 야권 지지자들은 수도권과 충청 지역 선거는 하나 마나 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우려를 해소했다는 게 제일 큰 효과다. 그러나 앞으로 3개월 동안 국민이 원하는 모습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안 의원이 블랙홀처럼 민주당 의원들을 흡수해서 민주당을 고사시키고 대체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온 것 아닌가?
한귀영 - 민주당의 절박함과 안 의원의 궁박함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글을 봤는데, 국민도 다 안다. 몰려서 한 결정이라는 거다. 다른 대안이 있는데도 통합신당을 한 게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임팩트를 주기 쉽지 않다. 안 의원의 궁박함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호남에서 가능성을 찾기 힘든 게 컸다고 본다. 새해 여론조사, 설 여론조사를 보면 광주에서 해볼 만했다. 그러나 이후 지지율이 계속 떨어졌다. 광주에서 그 정도면 사실상 다른 지역에서는 해보나 마나다.
이상돈 - 주식투자로 치면, 이번에 그나마 손절매를 잘한 게 아닌가.
한귀영 - 설 여론조사 때가 최고치였다. 기대감이 반영돼 있었다. 그러나 독자신당을 선언하면서 현실정치로 들어가는 순간 상당 부분 떨어져나갔다. 거품이 빠진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이상돈 - 지방선거 때 독자신당을 창당하지 않고 2016년 총선까지 천천히 가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선거에 나설 인물들도 없었다.
야권 연대 안 한다 선언한 게 패착이철희 - 호남 여론이 결정적이었다. 왜 여론이 움직였을까. 새정치라는 구호의 식상함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낸다는 게 결정적 패착이었다. 제3후보가 등장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호남의 인식은 안 좋아진다. ‘새누리당 돕는 꼴 되겠네’ 하는 각성이 생기면서 지지율이 빠졌다. 안 의원은 다급해지고 인물 영입은 더 어려워졌다. 단일화나 연대가 안 되면 후보를 끌어오는 게 더 힘들다. 출마해봐야 3파전인데 왜 나서겠나? 단일화를 하면 그나마 ‘안철수 지분’을 보고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나오게 된다. 시그널을 잘못 주고, 손발을 묶은 거다. 또 독자신당을 만든다고 해도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낼 필요는 없었다. 제한적 선거를 하면 된다. 정당이니까 당연히 출마해야 한다며 스스로 판을 너무 넓혀놓았다.
한귀영 - 보수 여론에 말려든 측면도 있다.
이상돈 - 후보를 안 내면 새정치가 아니라고 공격하니까 후보를 다 낸다는 패착을 뒀다. 야권 연대를 안 한다고 한 것 때문에 완전히 어려워진 거다. 정치 커뮤니케이션에 굉장히 미숙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입지가 좋지도 않다. 새누리당으로선 내놓을 카드는 이미 다 냈고, 선거 이슈도 새누리당에 유리할 게 없다. 안 의원이 통합신당의 간판이 됐으니 유세 지원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이번 선거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리면 안 의원이 당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철희 - 새누리당도 판을 너무 키웠다. 중진 차출론 등 총동원령을 내리니까 선거판이 커졌고, 그러다보니 야권이 분열하면 안 된다는 정서도 커졌다. 안 의원에게 압박으로 작용했다. 여권이 조용히 선거를 치렀으면 ‘1여 2야’ 구도라서 나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어쨌든 안 의원 본인이 고리를 끊었다. 정치 지도자의 결정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통합신당은 성공할까? 민주당과 안 의원 모두 모험에 나선 건데.
이철희 - 민주당은 보약을 먹어야 할 형편인데, 안 의원만 한 보약이 없었다. 민주당 누구라도 지방선거까지 안 의원에게 뭐라 들이대긴 어렵다. 지방선거 이후 친노·비노 구도가 된다 해도 안 의원에게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비노 쪽도 상당한 세가 있고, 차기 주자로 구심점이 필요하다. 친노 쪽도 바깥의 안철수보다 내부의 안철수와 싸우는 게 낫다. 안 의원이 해볼 만한 구도다. 정치의 주제를 바꾸는 게 핵심 과제다. 상대를 부정하는 문제 말고, 먹고사는 문제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싸우는 식으로 정치의 주제를 바꾼다면, 그걸 중심으로 ‘안철수 어젠다’가 만들어진다면, 그게 리더십이다. 당내 정치에서 세력을 모아 ‘쪽수’가 많고 적고 따지게 되면 ‘안철수 현상’은 사라지고 ‘안철수’만 남게 된다.
한귀영 - 국회의원 126석과 2석이 합쳤으면 2석 가진 쪽이 환호작약해야 한다. 5 대 5로 먹었다면, 셈법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민주당은 환호하고, 안 의원 쪽은 호랑이굴에 들어간다고 한다. 나는 반반이다. 민주당이 호랑이굴이 아니라 토끼굴이라는 데 공감한다. 그러나 ‘민주당이 어떤 당인데’ ‘들어가서 결국 다 먹히는 것 아닌가’ 하는 것도 분명히 있다. 오랫동안 토끼굴이 해온 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거다. 결국 통합신당에서 얼마나 새정치를 할 수 있는지는 안 의원 개인 리더십의 문제인데, 그게 아직까지 검증된 바가 없다.
새누리당엔 ‘선거의 여왕’이 없다이철희 - 통합신당의 기계적 효과 말고는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1+1=1.8만 돼도 성공이라고 본다. 더 빠질 가능성도 있다. 야권 통합이 너무 빈번해서 익숙하고 식상하기 때문이다. 혁신하기 싫은 사람들이 방편으로 삼아온 게 통합이었다. 2012년 민주통합당도 혁신 없는 통합이었잖나. 안 의원이 민주당을 얼마나 혁신하느냐가 최대 과제다. 안 의원이 인기 좀 있는 차기 주자 포지션으로 가면 금방 사그라질 것이다. 스타십만 갖고는 장사가 안 된다. 리더십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지방선거의 성패가 중요한데, 야권은 지금 이렇게 가면 수도권 전망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 키포인트는 경기도지사 선거다. 서울을 지키고 경기를 이기면 안 의원은 날개를 하나 얻게 된다.
이상돈 - 더구나 새누리당에는 ‘선거의 여왕’이 없다.
이철희 - 직접 뛰는 거 같던데. (웃음)
한귀영 - 안철수 지지층이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여론조사에서는 대체로 통합신당이 7~8%포인트의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고 나온다. 나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본다. 대선 때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48% 가운데 아직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많다. 안 의원을 지지했던 중도보수층이 이탈할 거라는 얘기도 하는데, 그건 오히려 적을 걸로 본다. 안철수 지지층 가운데 88%가 통합신당으로 갔다면, 여론조사에서 그 정도 차이는 거의 다 간 것으로 간주된다. 최근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의 여성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책 이슈에서 안철수 지지층은 민주당과 한 집단으로 묶인다. 경제·사회·환경 이슈는 물론 안보도 다르지 않다. 두 세력이 합치면 안철수 지지층이 이탈하기보다는 모이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안 의원이 그동안 자신의 지지층이 중도보수라고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상돈 - 안철수 지지층은 막연한 게 아니었나. 보수 유권자는 아니고, 투표에 기권하기 쉬운 층, 정치적 무관심층, 정치를 도외시하는 젊은 직장인들, 막연히 그렇게 여긴 게 아니었나 싶다.
이철희 - 안철수 지지층은 ‘비민주당’이라는 게 맞는 듯 하다. 민주당은 싫고 새누리당은 아닌 것 같으니, 제3지역을 찾았던 거다. 안 의원은 ‘박근혜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처럼 광역단체장을 거치는 건데, 안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하지 않기로 했으니 행정가로 성공해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은 불가능해졌다. 그렇다면 정당을 끌고 가는 리더십으로 성공해야 한다. 김대중·김영삼·박근혜 사례다. 박근혜 대통령은 적당히 되는 것만 한 게 아니었다. 안 의원은 본인의 것을 대중에게 제안하면서 민주당 것을 깨고 가야 한다. 쉽지 않은 각오와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처럼 무서운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
한귀영 - 2004년 총선 때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박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다른 당 후보로) 독자 출마하려다 도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으로 들어갔고, 당내 세력 없이 2004년 총선에서 천막당사를 쳤다. 이번 선거에서 안 의원 처지도 비슷한 면이 있다.
이상돈 - 그때와 다른 것도 있다. 당시엔 한나라당이 완전히 어려웠다. 지금 민주당은 어쨌든 멀쩡하잖나? 당시 한나라당은 개헌 저지선을 내줄지 모른다는 절박함이 있었고, 박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아버지와 지역이 있다. 안 의원과 박 대통령이 같은 것도 있다. 대중성이다. 박 대통령은 자기 선거도 했지만 남의 선거도 이겼다. 안 의원이 이번에 자신을 버리고 박원순 시장이 이기도록 발 벗고 뛰는 식으로 가면 새누리당에 굉장히 큰 위협이 될 거다. 새누리당에는 이제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 중앙당에서 누가 간다고 하면 오히려 오지 말라고 할 판이다. 안 의원이 야권에서 ‘선거의 왕’이 될지 두고 보자.
심판론 안 먹힐 것… 종북 프레임도 약화- 민주당과 안 의원은 기초단체 공천 폐지를 통합의 고리로 삼았다. 그러면서 ‘거짓의 정치 대 약속의 정치’라는 프레임을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 심판론으로 가자는 것일까.
이철희 - 심판론이 작동하긴 어렵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높고, 임기 초반이라 심판론은 너무 이른 얘기다. 견제를 좀 하자고 하면 그나마 설득력이 있겠지만, 그건 구도를 너무 안이하게 잡는 거다. 2010년 지방선거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승부는 누가 누구를 심판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어젠다를 들고나오느냐에 달렸다. 예컨대 박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하면 야권은 ‘복지는 대박’이라면서 대안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레퍼토리를 들고 ‘한판 붙자’ 식으로 하면 안 먹힐 거라고 본다. 심판 문제가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를 누가 더 잘할 거냐의 싸움이 돼야 한다.
박 대통령이 “진정한 새정치는 민생을 챙기는 거”라고 말했다.
이철희 - 너무 승부사적이다. 굳이 안 해도 되는데, 그렇게 한마디 걸고 넘어갔다. (웃음)
이상돈 - 박 대통령도 이번 선거가 2010년의 재판이 되면 상당히 곤란해진다.
한귀영 - 담담히 가도 될 텐데. 박 대통령이 조급해하는 것 아닌가. 자신에 대한 평가와 박근혜 정부에 대한 확고한 대중의 지지를 받는 것에 조급해하는 것 같다.
이철희 - 국가기관 대선 개입 논란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종지부를 찍고 싶어 하는 정서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꼭 이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한귀영 - 심판론은 쉽지 않다. 2010년은 심판론이 작동할 여지가 충분했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졌고, 2008년 촛불로 대중이 이명박 정부와 각을 세웠고, 무상급식이란 어젠다가 있었다. 이번 선거는 어젠다 측면에서도 각을 세우기 쉽지 않다. 복지정책의 경우에도 박 대통령이 기초노령연금을 아예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70%라도 하겠다는 거다.
이상돈 - 야당에서 어떤 중지를 모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야당은 정치 혁신, 박 대통령의 공약 파기와 미이행 등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여당이 그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초선거 공천 폐지 문제는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짐작을 못하겠다.
한귀영 - 민주당과 안 의원이 기초공천 폐지에 합의한 건 명분을 위한 명분이라고 생각한다. 기초공천은 폐해도 많지만, 유권자에게 정당이라는 가장 중요한 표식자를 해체하는 건 문제가 있다. 그런 면에서는 ‘약속 대 거짓’이라는 프레임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상돈 - 박 대통령이 기초공천 폐지를 포함해 공약을 우습게 안 건 사실이다. 야당이 그걸 제기하면 할 말이 없다. 어느 정도 크게 먹히진 않아도 상당히 얘기가 될 거라고 본다. 새누리당은 좋은 후보를 내는 거 말고는 더 이상 방법이 없다.
이철희 - 일부에선 새누리당이 종북 프레임을 다시 들고나올 거라고 보기도 하던데.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이석기 의원 문제 등.
이상돈 - 통합진보당이 해산돼 후보가 안 나오면 야당에 유리한 거 아닌가?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 때 천안함 사건도 (새누리당에 유리한 쪽으로) 먹히지 않았다.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이미 손을 털었다. ‘종북 시즌’은 이미 지난 걸로 본다.
이철희 - 새누리당이 차분히 선거를 치렀으면 의외로 소득이 있었을 텐데 너무 판을 크게 벌였다. 대통령 지지율과 상관없이 한 번은 (경고) 사인을 줘야 한다는 유권자 정서가 있다고 본다. 야권이 그걸 잘 읽으면 의외로 선전할 수도 있는데, 무지막지하게 심판하자고 들고나오면 복잡해질 거다.
승패 기준? 野는 경기, 與는 충청·강원- 여야 총동원 체제인데, 선거 전망은 어떤가. 승패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철희 - 야권은 경기도지사 선거가 관건이다.
이상돈 - 서울은 야당이 이긴다는 보장이 있나?
이철희 - 서울에서 지면 야당은 완전히 지는 걸로 봐야 한다.
한귀영 - 한 군데 꼽으라면 경기도다.
이상돈 -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충남·북과 강원이 모두 민주당인데, 이걸 야당이 다 지키면 심각해진다. 박 대통령도 그걸 걱정하는 거 아니겠나. 총선·대선에서 압승한 곳이니까 여당이 못해도 둘은 건져야 한다. 수도권 3곳 가운데 서울·경기를 모두 내주면 타격이 심하다. 대통령 임기가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패하면 정국 운영 추동력을 잃게 된다.
이철희 - MB 정부는 지방선거에서 지고도 끄떡없이 밀고 갔는데.
이상돈 - 그때는 서울(오세훈)·경기(김문수)를 이겨서 그걸로 연명한 거다. 야권이 노회찬·유시민 때문에 진 거다. 이번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얼마나 강한가, 안 의원의 유세가 얼마나 효력이 있는가가 변수다. 전체적으로는 어느 한쪽이 완패할 일은 없을 것 같다.
- 부산도 관심 지역인데.
이상돈 - 웬만해선 새누리당이 지킬 것이다.
이철희 - 야권이 이기는 싸움을 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대선 때보다 득표율을 더 끌어올리는 싸움이라고 본다.
진행·정리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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