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김경호 기자
현실과 희망이 한데 몸을 섞는 시간이다. 지나간 시간을 떠내려보내고 새로운 소망에 발 담그는 시간이다. 그런데 소원을 품는 일조차 만만치 않다. 한 취업 포털에서 직장인에게 새해 소원을 물었더니, 금전적으로 풍요롭기를 바라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대학생들의 새해 소원도 취업과 돈이 1위란다. 사회적 배제와 좌절이 고착화된 사회에서 희망은 어디에서 오는가. 새해 소망을 품는 일은 자신을 한 해 동안 내내 지켜내려는 의지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이 상황을 바꾸는 건 온갖 균열과 전복의 시간이다. 방출된 선수와 감독이 만나 새로운 꿈을 꾸는 독립야구구단 고양 원더스, 창당 발기인 1200명도 안 되는 녹색당, 공간 민들레에 모이는 탈학교 청소년들, “우리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노래하는 인디밴드 ‘얄개들’과 비호감 캐릭터를 주연으로 삼은 독립영화 감독들을 만났다. 우승열패의 사회에서 새로운 꿈을 만들어가는 ‘꼴찌들’이다. 이들의 반전을 기대한다. 우리 사회가 서열의 법칙을 더 깊이 새기는 한 해가 되지 않기를 마음을 다해 발원한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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