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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욕’을 먹을지 모르지만…

등록 2005-08-04 00:00 수정 2020-05-03 04:24

중부권과 영남권 한나라 초선들이 꾸린 ‘무욕회’
‘남·원·정’ 체제에 불만 느끼는 수요모임 회원들의 선택은?

▣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진영·나경원·박세환·유정복·이혜훈·안명옥·유기준·김양수·장윤석·주호영·김기현·최구식.’ 앞의 여섯은 중부권, 뒤의 여섯은 영남권의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6월 첫 모임을 갖고 ‘무욕회’(가칭)를 꾸렸다. 무욕회 회원들은 한나라당 내부에서 대부분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편이다. 당 안팎의 정치적 현안에 대해 그동안 침묵해왔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들이 나름대로 자신들의 통일된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선 것이다. 더 나아가 뜻을 같이하는 ‘정치적 결사체’로 거듭나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내 소장파의 세포분열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소장개혁파가 주축이 돼 이미 활동 중인 ‘새정치수요모임’(회장 박형준)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포퓰리즘에 휘둘리는 것 막겠다”

유기준 의원은 “당 정책에 대안을 갖고 비판도 하겠다. 실속 없이 앞에 나서는 사람들을 견제하지 못했지만, 이제 그런 사람들에 대해 양심을 가진 의원으로서 말할 것은 말해야 한다”고 밝혀, 모임의 방향과 역할에 대한 기본적인 윤곽을 제시했다. 또 포퓰리즘에 당이 휘둘리는 것도 막겠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홍준표 의원이 준비 중인 1인 1주택 이상 소유를 제한하는 법안은 자본주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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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의 회원들은 특정 대권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아무래도 박근혜 대표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회식 자리에서 대표를 대신해 술을 마셔주기로 한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흑기사’에 참여한 진영 전 대표 비서실장을 비롯해 장윤석·주호영·유기준 의원 등이 참가한 것이다. 나경원·최구식 의원 등도 대표와 가까운 사이다. 굳이 ‘친박(박근혜) - 반박’의 구도로 나눠보자면 대부분은 친박으로 분류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그동안 너무 튄다거나 반박으로 분류된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수요모임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수요모임에도 곁다리를 걸친 유기준·김기현·주호영·김양수 의원 등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의원들은 과거 수요모임이 회원들의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이끌었다는 데 상당한 문제의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들 가운데 1~2명의 수요모임 탈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수요모임이 박근혜와 날을 세우고 있다는 점도 이들로서는 불편한 구석이다. 하지만 김기현 의원은 “무욕회에 들어간 다음에 수요모임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논의는 부적절하다. 또 대표와의 관계로 당내 여러 현상을 친박-반박으로 몰고 가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의원은 “옛날 보스정치에서 벗어나 자발적 모임 중심의 당내 정치가 활성화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듀얼 멤버십(이중 회원)은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때론 경쟁적일 수 있겠지만, 편가르기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무욕회에서 당내 보수파들에 맞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면 수요모임이 활동하기에 편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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