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인터뷰서 “때 되면 후보에서 배제될 이유 없어”
▣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2월16일 기자와 만나 “민주노동당의 차기 대선후보는 반드시 경선을 통해 선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에 여러 후보들이 도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럴 필요성을) 확신한다. 그러한 경선이 되어야 한다는 데 당원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후보는 반드시 경선으로"
노 의원은 또 ‘본인도 경선에 참여할 것인가’라고 묻자 “후보가 되든 아니면 선거대책본부가 되든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생각”이라며 “내년 초에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 조직의 풍토가 이런 문제를 조기에 이야기하는 것을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의정 활동에 충실할 따름이며 대선과 관련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21>이 그를 찾아 ‘차기 대선 운운’을 물은 데는 까닭이 있었다. 민주노동당 안팎에는 최근 ‘노회찬 대권캠프 가동설’이 퍼졌다. 노 의원이 서울 여의도에 대권 준비용 외곽 사무실을 차렸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는 “사무실을 차리거나 사람을 모으는 등의 활동은 일절 한 바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중·장기적 로드맵만큼은 망설임 없이 밝혔다. 그의 로드맵은 ‘지금은 의정 활동에 주력할 때’ ‘그러나 때가 되면 대선후보 도전도 배제할 이유는 없음’으로 요약된다.
노 의원이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민주노동당 사람으로선 남다른 그의 행보 때문이다. 그는 ‘노회찬 어록’ 따위로 당 사람들 가운데 대중성이 높은 편이다. 의정 활동 틈틈이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초청에 따른 대중 정치 강연을 지난해에 50여회나 했다. 민주노동당의 기풍에 비춰볼 때 ‘개인 플레이’로 도드라져 보일 수도 있는 행보였다.
사실 민주노동당에는 ‘개인보다는 조직 우위’라는 특유의 ‘집단주의’ 기풍이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다. 조직의 공적 목표에 복무하는 것을 우선시하며, 개인의 입신 추구 지향을 경계해온 한국의 운동권 문화가 고스란히 이식된 탓이다. 소속 국회의원들이 당지도부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당직·공직 겸직 금지 당규도 이런 맥락에서 정해졌다.
그런 까닭에 당 차원에선 2007년 대선 집권전략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하지만 “후보감이 누구냐?”라는 논의는 물밑에서조차 듣기 어렵다. 누군가 머리를 내밀었다가는 ‘정을 맞는 모난 돌’이 되기 딱 알맞다. 이런 가운데 “시간이 흐르다 보면 권영길 의원이 다시 나서게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대세론이 얼마간 퍼져 있는 상태다.
이런 풍토는 ‘정동영·김근태·이해찬·김혁규…’(열린우리당) ‘박근혜·이명박·손학규…’(한나라당) 등이 거명되는 다른 정당의 풍토와 큰 차이가 난다. 다른 정당에선 대선 예비주자 구도가 당내 갈등 요인이 되는 동시에 정치의 재미와 역동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노당의 집단주의 문화를 뚫고…
민주노동당의 집단주의 문화는 권위주의 시절에 역사적 뿌리를 두고 있다. 민주화운동의 지도급 인사가 종종 변절하거나 체포되다 보니, 개인을 키우기보다는 ‘조직 역량 보존’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노 의원은 “중국 공산당에서도 마오쩌뚱, 덩샤오핑, 후진타오 등 걸출한 지도급 개인이 배출됐다”며 “조직과 함께 실력 있는 지도급 인사를 많이 육성하는 게 진짜 좌파”라고 주장했다. ‘차기 대선후보 경선 도전 가능성 시사’를 뼈대로 하는 그의 <한겨레21> 인터뷰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됐다. 당내 논의 향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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