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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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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한 술, 꿈 두 술… 여기, 맛있는 국수요!

여성 지적장애인들의 자활사업장 ‘맛있는 국수집’, 3호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 잃었던 꿈과 웃음을 되찾게 해준 참 멋있는 국숫집
등록 2015-07-08 16:04 수정 2020-05-03 07:17
지적장애인 자활사업장인 충남 천안시 두정동 ‘맛있는 국수집’ 2호점 앞에서 현장 실습을 하는 원생들과 ‘나비의 꿈’ 김은희 원장(왼쪽 두 번째)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적장애인 자활사업장인 충남 천안시 두정동 ‘맛있는 국수집’ 2호점 앞에서 현장 실습을 하는 원생들과 ‘나비의 꿈’ 김은희 원장(왼쪽 두 번째)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돈 벌려고 식당을 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식당을 합니다.” 이런 슬로건을 내건 ‘맛있는 국수집’이 있다. 2013년 지역사회단체와 주민들의 도움으로 문을 연 국숫집은 3급 이상 지적장애인들에게 현장 실습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을 돕는 곳으로, 충남 천안시 다가동 1호점을 비롯해 두정동 2호점, 백석동의 3호점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맛있는 국수집’은 김은희(45) 원장이 여성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시설인 ‘나비의 꿈’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자활사업장이다. 김 원장은 사회복귀시설에서 직업 훈련을 거치지만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효율성 부족으로 인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정상인과 동일하게 똑같이 일을 해줄 수 있는 장애인을 원하는 사업장이 많아 적응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시켜주고 일자리를 만들어 자립도 할 수 있도록 ‘맛있는 국수집’을 차리게 되었다.”

김 원장의 말처럼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겐 하나둘 자립의 꿈이 생겨나고 있다. 패션디자인학과를 다니다 우울증이 깊어져서 이곳에 온 최아무개씨는 다시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아무개씨는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서로를 지켜주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희망이 생겼다. 일할 수 있게 되면서 생긴 꿈과 희망이다. 꿈과 희망은 조금 불편하고 멀어도 이곳까지 찾아와 식사를 해주는 지역사회단체와 주민들이 있기에 지켜진다. 국수 한 그릇과 함께 이 희망 네트워크가 좀더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최아무개씨가 손님들이 식사를 마친 식탁을 정리하고 있다.

최아무개씨가 손님들이 식사를 마친 식탁을 정리하고 있다.

김아무개씨가 식당 정리를 하고 있다.

김아무개씨가 식당 정리를 하고 있다.

김아무개씨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김아무개씨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식기들을 씻어서 정리하고 있다.

식기들을 씻어서 정리하고 있다.

김은희 원장이 서빙에 나서는 원생의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 주고 있다.

김은희 원장이 서빙에 나서는 원생의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 주고 있다.

‘맛있는 국수집’을 찾은 시민들이 그려준 그림을 식당 벽에 붙여놓았다.

‘맛있는 국수집’을 찾은 시민들이 그려준 그림을 식당 벽에 붙여놓았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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