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눈이 내린 지난 1월6일 새벽 강원도 철원의 평야가 동지섣달 보름달과 눈으로 대낮처럼 환하다. 비로 시작해 자정이 지나 바뀐 눈으로 강 건너엔 눈꽃이 피고, 두루미가 낟알을 줍던 들녘은 온통 하얗다. 새벽잠에 취해 있을 시간이지만 일찍 잠에서 깬 기러기는 눈 속에서 바쁘게 먹이를 찾아 날아간다. 날이 저문 뒤에야 움직이길 좋아하는 삵과 고라니도 대낮부터 논으로 나와 어슬렁거리고, 한탄강물에 목을 축인 뒤 강변 숲으로 뛰어든다. 설국 정취가 가득하지만 야생동물에게는 겨울바람이 차고 먹이 찾기가 고단하다. 눈꽃은 짧은 겨울 해에 금방 녹아내렸지만, 자연속 야생은 혹독하게 겨울을 버티고 있다.
철원=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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