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햇살을 받으며 천수만 간월호의 철새들이 수면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충남 서산 천수만에서는 올해도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없다. 우리나라를 찾은 가창오리떼가 천수만을 지나쳐 전남 해남으로 바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군무를 추는 장관은 이야기로만 남게 될지 모른다. 아직 이곳을 지키는 철새들이 있긴 하다. 흑두루미·황오리·노랑부리저어새·기러기 등이 먹이활동을 하며 천수만을 찾고 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찾아오는 겨울철새 수가 줄고 있어 천수만에 먹잇감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탐조가 김신환(63)씨는 “천수만은 현대건설이 경작하던 농경지를 일반에게 분양하고 나서 낙곡률도 떨어지고 볏짚도 소여물용으로 팔기 위해 볏짚말이를 해놓는다. 또한 농로를 정비하기 위해 도로 공사에 투입된 수십 대의 중장비와 사람들로 인해 천수만의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약 15만 마리의 철새만 찾아왔다고 한다. 천수만을 비롯한 서산 지역은 환경생태공원과 조력발전소, 골프장 등 레저시설로의 개발도 논의되고 있다. 자연을 개발할지, 아니면 본모습 그대로 보존할지에 대한 이런저런 우리 시대의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서산=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민물가마우지가 메기를 잡아 입에 물고 있다.
왜가리.
황오리.
흑두루미.
황조롱이.
백로.
청둥오리가 논에서 먹이를 구하고 있다.
노랑부리저어새.
천수만 철새들의 양식장인 논이 깨끗하게 정리돼 있다. 볏짚마저 소여물로 팔기 위해 말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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