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탄은행 자원봉사자로 나선 해양환경관리공단 직원들이 지난 11월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언덕길을 연탄 지게를 지고 오르고 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중계동 104번지). 백사마을은 1960년대 말 청계천·영등포 등에서 도심 재개발로 밀려난 철거민들이 이주한 달동네다. 현재 이곳에 거주하는 1천여 가구 중 연탄을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곳은 600여 가구다. 이들은 대부분 평균연령 70살 이상의 독거노인이다.
겨울철에 연탄은 노인들에게 생명이다. 경사가 가파른 길로 연결된 백사마을은 눈이 내리면 건장한 청년도 걷기 힘들다. 다리가 불편한 노인들은 한두 달씩 집에만 머물며 밖을 한 번도 나가지 않고 겨울을 나기도 한다. 유일한 난방 도구인 연탄으로 긴 겨울을 난다.
지난 11월12일 오후 자원봉사자들이 서울연탄은행에서 가져온 연탄 200장을 공정순(79) 할머니 집에 쌓아놓았다. 공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돕지는 못하고 연탄 옮기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한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서울연탄은행 허기복 대표가 나타나자 할머니는 눈물을 흘린다. 허 대표의 손을 잡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집 밖에 나가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신씨에게 허 대표가 쌀과 연탄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공 할머니는 아무런 수입 없이 혼자 살지만 자식들이 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한다. 겨울철 난방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할머니에게 연탄은행의 지원은 겨울나기에 든든한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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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은행은 지난해 470만여 장의 연탄을 전국의 어려운 가정에 전달했다. 올해도 연탄 수요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후원이 많이 줄어들었다. 후원 목표도 300만 장으로 줄였다. 겨울이 시작된 지금 확보된 연탄은 50만여 장이다. 연탄은행은 줄어든 후원만큼 각 가정에 배달하는 연탄의 수를 조금씩 줄이고 있단다. 허기복 대표는 “충분한 연탄을 배달하지 못할까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연탄 지게나 손수레가 쉬지 않도록 연탄이 가득 찼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해양환경관리공단 직원들이 12일 오후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독거노인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울에 대표적인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공정순(80)씨가 12일 오후 자원봉사자들이 연탄은행에서 배달한 연탄을 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울에 대표적인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에서 12일 오후 한 가정의 처마밑에 연탄을 쌓아놓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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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대표적인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에서 거주하는 석삼순(80)씨가 거실에 있는 보일러의 연탄을 갈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울에 대표적인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공정순(80)씨가 12일 오후 겨울용 연탄을 배달한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서울연탄은행 허기복 대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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