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에게 ‘녹색의 벼’는 설레는 희망이고 ‘황금빛의 벼’는 벅찬 기쁨이다. 비바람과 한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낸 농민들의 ‘황금빛 기쁨’이 가을 들녘에 가득하다.(철원)
벼농사가 기계화되면서 이제는 가을볕에 나락을 널어 말리는 풍경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홍천)
콤바인이 자신의 논에서 벼를 수확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농민의 어깨 위로 가을 햇살이 내려앉아 있다.(포천)
밭에서 따던 빨간 고추를 가져가라며 건네주시는 박용한 할머니의 미소가 넉넉하다.(홍천)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지붕 위에 누렇게 익은 호박이 얹혀 있다.(철원)
밥에 넣어 먹는 줄콩이 줄줄이 익어가고 있다.(홍천)
“이 고추 가져가서 물김치 담가먹으면 맛있어.” 새로 딴 붉은 고추를 내미는 박용한(80·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할머니의 사람 좋은 웃음이 가을 들판처럼 풍요롭다. 이른 한가위 명절도 끝나고 들녘에선 한 해 동안 키워온 농작물의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무더웠던 여름날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알알이 속살을 채운 곡식들이 이제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고개를 숙이고 익어가는 계절. 시기를 맞추어 수확을 해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은 짧은 가을 해가 아쉬울 만큼 분주하기만 하다. “농촌의 부족한 일손 때문에 벼는 기계를 사용해서 베어야 하고 일일이 손을 써서 수확해야 하는 것은 이웃과 품앗이로 해결하고 있지만 수확 시기를 놓칠 때가 많아 고생한 만큼의 값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을 풀어놓은 김호식(78·강원도 철원군 대마리)씨는 “그래도 농민에게는 이 시절이 힘들지만 가장 마음이 행복하다”며 곧 수확할 배추밭을 둘러볼 채비를 챙긴다. 하늘은 나날이 높아지고 황금빛 들녘으론 서늘한 바람이 부는, 바야흐로 수확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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