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 낙동강의 제1지류. 왕버드나무와 모래로 유명한 곳. 여름이면 아이들이 찾아와 물장구치고 부드러운 모래밭에 누워 팔다리를 휘저어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는 곳, 늦가을 떨어지는 햇살을 담은 강변 모래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에게 말 걸며 노랗게 빛을 내는 곳, 겨울이면 사방에 내린 하얀 눈 속에서도 살포시 금빛 모래의 추운 얼굴을 드러내는 곳, 봄이면 녹아 흐르는 냇물을 타고 모래가 춤을 추는 곳. 내년이면 내성천에서 이런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영주댐이 완성되고 담수가 시작되면, 이곳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던 왕버들도 금모래도 모두 산더미 같은 물 속에 파묻힐 것이다. 인간의 삽질에 녹아나는 자연. 천혜의 내성천에 남은 시간은 1년도 안 된다. 물에 잠길 내성천의 지난 1년을 사진가 김영길씨가 담았다.
사진 김영길(사진가)·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받는 사람: 대통령님♥’…성탄 카드 500장의 대반전
한덕수의 ‘민심 역행’…민주당 ‘윤석열 신속 탄핵’ 구상에 암초
‘밀실 수사는 싫고 공개변론’ 윤석열의 노림수…강제수사 시급
서태지 “탄핵, 시대유감…젊은 친구들 지지하는 이모·삼촌 돼주자”
하마터면 고문 당하는 시대로 돌아갈 뻔 [하종강 칼럼]
허락 했을까요 [그림판]
“윤석열 복귀할까 심장이 벌렁거려”…일상에 새겨진 계엄 트라우마
이재명 “지금 예수께서 오신다면 내란 맞선 우리 국민들 곁에…”
이승환·예매자 100명, 대관 취소 구미시장에 손배소 제기한다
성탄절 아침 중부내륙 영하 10도 강추위…낮부터 흐려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