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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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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찰나여서 아름답구나


여름밤 제주도 중산간 숲 속에서 펼쳐지는 반딧불이 군무여린 불씨 모여 만든 빛의 파노라마, ‘한여름 밤의 꿈’ 같네
등록 2013-07-10 13:59 수정 2020-05-03 04:27
운문산반딧불이가 7월4일 밤 제주도 서귀포 한라산 중산간 법정사 숲 속 나뭇잎 위에서 형광색 빛을 내며 돌고 있다.

운문산반딧불이가 7월4일 밤 제주도 서귀포 한라산 중산간 법정사 숲 속 나뭇잎 위에서 형광색 빛을 내며 돌고 있다.

반딧불이가 숲 속에서 화려한 빛을 내며 구애를 하고 있다.

반딧불이가 숲 속에서 화려한 빛을 내며 구애를 하고 있다.

반딧불이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반딧불이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반딧불이들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 짝짓기를 마친 반딧불이는 10여 일 정도 더 살다가 죽는다.

반딧불이들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 짝짓기를 마친 반딧불이는 10여 일 정도 더 살다가 죽는다.

환한 낮에 반딧불이는 숲 속의 풀잎 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성충일 때는 먹이를 먹지 않고 이슬만 먹고 산다.

환한 낮에 반딧불이는 숲 속의 풀잎 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성충일 때는 먹이를 먹지 않고 이슬만 먹고 산다.

이렇게 신기한 불빛을 본 적이 있던가? 눈앞에 신비스런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다. 동화책 속 한 장면 같다.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형광색 빛을 내며 눈앞에서 어지럽게 날아다닌다. 거의 모든 빛이 사라진 어두컴컴한 숲 속에는 반딧불이의 궤적만이 보인다. 1시간여가 지났을까? 반딧불이들이 활동을 마치자 빛이 사라졌지만 눈에는 아직 반딧불이가 내던 빛의 잔상이 남아 계속 반짝인다. 마치 ‘한여름 밤의 꿈’ 같다. 제주도 서귀포 법정사, 돈내코 계곡, 천지연, 서귀포자연휴양림 등 해발 700m 높이의 한라산 중산간 지역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수만 마리 반딧불이의 천국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반딧불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서귀포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는 아직도 많은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다. 중산간 지역이 최적의 서식지가 된 이유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습한 환경을 간직하고 있는데다 유충의 먹이인 다슬기가 서식하는 계곡이 많기 때문이다.

반딧불이는 개똥벌레라고도 한다. 개똥벌레의 유래를 보면 옛날에는 개똥처럼 흔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하고 반딧불이가 습한 환경을 좋아하다보니 낮에는 습한 개똥이나 소똥의 밑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개똥벌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말도 있다. 반딧불이는 몸 빛깔이 검은색이고 앞가슴등판은 붉은색이다. 배마디 끝에서 연한 노란색 빛을 낸다. 반딧불이가 내는 빛은 짝을 찾는 구애의 신호다. 1년 동안 알과 애벌레로 살다가 어른벌레로 변한 딱 2주 동안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몸에서 빛을 발해 짝짓기를 한다. 어른벌레로 사는 2주 동안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이슬만 먹는다. 짝짓기를 한 뒤 이끼 위에 300~500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한 달여 만에 부화한다. 애벌레는 이듬해 4월까지 250여 일 동안 여섯 차례 껍질을 벗는다. 애벌레는 비가 오는 야간에 땅 위로 올라온다. 50여 일 동안 집을 짓고 번데기가 된다. 6월께에는 어른벌레가 돼 빛을 내며 밤에 활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북 무주 일원의 반딧불이와 그 먹이(다슬기)의 서식지가 천연기념물 322호로 지정돼 있다. 서귀포=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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