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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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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 도시의 자기 안전장치

서울과 강원 양양서 열린 어린이·여성 대상 호신술 교육 현장…
범죄 현장에서 3초의 시간 벌어 피신하는 법을 배우는 사람들
등록 2012-09-18 14:20 수정 2020-05-03 04:26

강원도 양양군 여성회관에서 지난 9월11일 초등학생 이상의 어린이와 여성을 상대로 무료 호신술 교육이 열렸다. 이날 참여한 사람들은 밀기·당기기·비껴돌리기·주저앉기·구르기 등의 기본적인 자기방어 기술을 익혔다. 백호유도관 진순조(39) 관장은 이날 교육의 목적이 “성폭행이나 폭력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을 이해시키고,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침착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한 번의 간단한 공격으로 상대를 잠시 공황 상태에 빠뜨려 3초 정도의 시간을 벌어서 그 시간 안에 넓고 밝은 곳, 사람이 많은 곳으로 피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대한합기도회 윤대현(53) 회장도 “호신술은 건물에 화재가 났을 때 비상구를 빨리 찾게 해주는 것과 같은 기술이다. 호신술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기술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루가 멀다 하게 ‘성폭력’과 ‘폭행’이란 단어를 듣다 보니 ‘3초의 시간’과 ‘비상구’란 말이 무방비 도시의 안전장치처럼 들린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도장에 나와 심신을 단련한다. 어떤 이들은 영화 속 비현실적인 화려한 액션 기술이 아닌, 이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몸놀림만을 배우는 것에 위안을 얻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양양=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정통합기도 도장에서 회원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호신술을 반복해 연습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정통합기도 도장에서 회원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호신술을 반복해 연습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 무료 호신술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이 강사의 시범을 유심히 보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 무료 호신술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이 강사의 시범을 유심히 보고 있다.

정통합기도 여성 회원이 훈련 상대를 넘기고 있다.

정통합기도 여성 회원이 훈련 상대를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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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정(13)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상대의 손에서 빠져나오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미정(13)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상대의 손에서 빠져나오는 연습을 하고 있다.

진순조 관장이 교육 참가자의 목을 잡고 호신술을 설명하고 있다.

진순조 관장이 교육 참가자의 목을 잡고 호신술을 설명하고 있다.

합기도 도장에서 여러 가지 호신술을 연습하고 있다.

합기도 도장에서 여러 가지 호신술을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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