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해발 1100m 가 넘는 곳에 안반데기(안반덕)마을이 있다. 한여름 햇볕이 누그러지는 8월 말이면 다 자란 배추가 온 산, 온 마을을 뒤덮어 장관을 이룬다. 안반데기는 떡메로 내리칠 때 쓰는 ‘안반’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965년부터 산을 깎아 개간하고 화전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되었다. 지금은 195ha(60만 평)에 이르는 땅에서 고랭지 배추를 출하한다. 보통 10여 명이 한 팀을 이루는 외부 농사 인력이 들어와 새벽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에 1만 포기 정도 작업을 한다. 올해는 여기서도 폭염과 병충해로 작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작황이 좋지 않으면 가격이 오르지만 배추 가격이 금값으로 올라도 정작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없다. 재배하기 전 1포기당 가격을 책정해 트럭 수로 계약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배추밭 너머로 지나는 구름과 일출을 보려고 많은 사람이 안반데기를 찾아온다. 자연이 만드는 장관은 아름답다. 이 넓은 땅을 일궈낸 농부의 땀과 노력은 더 놀랍고 아름답다.
강릉=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안반데기마을의 배추밭은 경사가 급해서 굴착기에 바구니를 달아 배추를 옮긴다.
안반데기 언덕에 올라서면 굽이굽이 펼쳐진 배추밭이 한눈에 펼쳐진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장으로 바로 옮기려고 수확한 배추를 대형 화물차로 옮기고 있다.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폭염과 병충해로 버려지는 배추들이 즐비하다.
배추를 망에 담기 전에 상한 게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인부들이 수확한 배추를 망에 담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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