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하루에 하늘을 몇 번 올려다보시나요? 높고 푸른 우주의 기운과 뭉게구름이 미혹으로 빠져들게 하는 계절. 열흘 넘게 국지성 호우가 장맛비처럼 쏟아졌지만 시간의 변화는 숨길 수 없는 법이지요. 간간이 갠 저물녘, 풀숲에 귀기울이면 풀벌레 소리가 애처롭습니다. 언뜻 한기를 느끼는 새벽. 하루이틀 새 서늘한 바람이 움찔하게 합니다. ‘뭘까’ 했더니 이 간지러움은 바로 가을이었네요.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이런 날은 박두진님의 시처럼 깊고 푸른 가을 하늘의 정취가 가슴속에 쏙 박히지요. 일상에 쫓겨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늘은 늘 동경의 대상이자 언젠가는 돌아갈 마음의 고향입니다. 오묘한 색과 갖가지 모양의 구름들. 일손 놓고 잠시 빨려들어가 봅니다. 해서, 활짝 웃을 유년의 당신 얼굴을 떠올리며 ‘하늘에서 본 하늘의 풍경’을 지면에 펼칩니다. 가을은 바로 당신의 발 아래 서 있습니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1만m 상공에서,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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