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시작한 경복궁 수문장 교대 의식이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조금은 단조로울 수 있는 고궁 나들이에 빼놓을 수 없는 행사가 되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15세기 조선 전기에 수문장 제도가 정비돼 사흘에 한 번씩 수문장 교대를 했던 것으로 여긴다. 지금은 출연자들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6회 수문장 교대 의식을 한다.
경복궁을 찾는 관광객들은 수문군들과 사진 촬영을 하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수문군으로 근무를 서는 출연자들에겐 즐겁지만은 않은 일이다. 지금처럼 무더운 날씨에도 조선시대의 군복을 입고 교대하기 전까지 1시간을 꼬박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3년을 근무한 한 출연자의 말이다. “가끔 관광객들이 장난감 병정처럼 대한다. 팔짱을 끼려 하거나 장비를 만지려고 한다. 인기 많은 출연자도 있다. 일부러 오지는 않겠지만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 중 그 출연자와 사진을 찍으려고 이곳을 찾는 사람도 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일하는 송영국(37)씨는 말한다. “수시로 1년 계약직 수문장 인원을 보충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르바이트생이 많았지만 지금은 3년 이상 된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근무 환경이 좋아지고 직업으로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출연자들도 행사에 애착을 보이고 자부심이 강하다.”
서울 고궁의 수문장 교대 의식이 인기를 얻자 이젠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문장 교대 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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