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들 입속으로 들어가든, 제상에 올라 조상님들을 기쁘게 하든 추석 선물로 이것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주머니 사정에 맞게 고르기도 쉽고, 두고두고 구워먹으면 한 번이라도 더 조상님 생각나게 할 테니 뜻도 깊고, 게다가 맛까지 좋다.
조기 경매가 이뤄지는 전남 목포수협 위판장은 오후 5시부터 일손들이 부산하더니 경매를 위해 정리가 끝난 조기로 바닥이 가득 찬 건 새벽녘이 되어서다. 그러곤 새벽 5시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소리와 몸짓으로 흥정이 오간다. 흥정 붙은 시장판은 구수한 육자배기 가락이라도 들려오면 그대로 춤판으로 바뀔 것처럼 흥겨워 보인다. 들썩들썩한 몇 차례 흥정으로 그 많던 조기들이 줄줄이 엮여 중매인들 손에 넘어가면, 남은 작업은 목포 명물 조기로 잘 포장해 전국 각지로 보내는 일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손끝을 거쳐온 조기 한 마리로 우리의 밥상은 한없이 즐거워진다.
목포=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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