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차 오디션에서 여주인공 ‘샤페이’ 역의 후보로 뽑힌 참가자들이 4월1일 안무 오디션을 받고 있다.
화려하게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도, 웅장한 배경음악도, 관객의 박수갈채도 없는 텅 빈 무대지만 2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혼자만의 무대에 선 이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아직은 어설픈 노래와 몸짓이어도 이들이 내뿜는 자신감만큼은 지금 당장 진짜 무대에 올라도 될 만했다. 춤과 노래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 이번에 뽑히지 않아도 별 상관없다는 표정들이었다.

3월23일과 27일 1·2차 오디션 참가자들이 노래 실력을 뽐내고 있다. 때로 실수를 해도 표정만큼은 일류 배우 부럽지 않다.

3월23일 1차 오디션 참가자들이 대기실에서 지정곡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3월23일 서울 신당동 뮤지컬하우스에서 열린 의 주·조연급 배역 공개 오디션. 두 달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첫 오디션에 도전한 김진나(26)씨는 “어려서부터 원했던,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꼭 해보고 싶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해보고 안 되면 돌아갈 것”이라 했고,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두 번째 오디션을 치른 이숙영(24)씨는 “돈을 벌겠다고 시작한 게 아니다. 힘든 길이지만 도전해서 꼭 이루고 싶다”고 했다. 앳된 얼굴에 홍조를 띤 채 오디션을 마친 고3 수험생 김형선(16)양은 “엄마의 반대로 인문계에 진학했지만 꿈을 접을 수 없었다. 중3 때부터 3년을 설득해 부모님 허락을 받았다”며 “뽑아만 준다면 학교를 못 가더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너무 긴장했나 보다. 실수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표정은 밝다. 3월23일 한 참가자가 노래를 마친 뒤 오디션장을 나가고 있다.

긴장감이 팽팽한 중간 대기실의 1차 오디션 참가자들.
공동제작사 설앤컴퍼니의 최수명 PD는 “무대 경험이 전혀 없거나, 있어도 드러나지 않았던 숨은 보석을 찾기 위해 서류 심사 없이 모든 지원자에게 기회를 줬다”며 “나이 어린 도전자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로이’와 ‘샤페이’, ‘가브리엘라’와 ‘라이언’ 등 남녀 6명의 주·조연 배역을 뽑는 이번 오디션에는 모두 550여 명이 참가했고 이 중 20여 명이 중·고교생이었다. 최종 배역 결정은 4월14일 앙상블 오디션을 거쳐 4월 말에 이뤄질 예정이다.

3월27일 2차 오디션 도전자들이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다. 이를 통과해야만 진짜 춤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는다.

2차 오디션 참가자들이 지정 대사 연기를 하고 있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뮤지컬 오디션에 도전하며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은 오는 12월 서울 대학로에 새롭게 문을 열 뮤지컬 전용극장 개관 작품으로 국내 초연된다.
사진·글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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