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8개 부문을 휩쓴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 . 그 무대는 인도의 최대 도시이자 금융 중심지인 뭄바이 외곽의 빈민가다.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그곳 슬럼에 ‘버려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나무판을 둘러 집의 안과 밖을 구별해놓은 판잣집 앞에는 쓰레기가 잔디로 자라고 있다. 깨진 슬레이트라도 지붕으로 이고 있으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버려진 상수도관이 버젓이 집 행세를 하고 있으니, 한데 살림을 편대도 우세스러울 것 없다. 폭격이라도 맞은 듯 반나마 무너진 건물의 한켠에도 어김없이 가재도구며 잠자리가 펴져 있다. 삶이 곧 전쟁이다.
‘도시 거주자 하루 2100cal, 농촌 거주자 하루 2400cal.’ 인도 정부는 하루 섭취해야 할 열량으로 ‘빈곤선’의 기준을 삼고 있다. 눈부신 경제성장의 과실은 고루 나눠지지 않았다. 11억4천만 인도인 가운데 적어도 4명 중 1명은 매일 밤 주린 배를 안고 잠자리에 들고 있다. 세계은행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07년 말 현재 3살 이하 인도 어린이의 46%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지구촌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영화 같은 삶’이란 없다. 깨어날 줄 알면서 꾸는 꿈이다.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고 사위가 환해지기 시작하면, 극한 가난이 지루한 ‘리얼리티쇼’로 어김없이 되풀이될 게다.
사진 REUTERS/Arko Datta·Adeel Halim·Punit Paranjpe·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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