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 피해본 원산도 주민들, 정부 보상도 못받고 사람들 발길도 끊겨 한숨만
▣ 원산도=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원산도는 충남 보령시에서 배로 40분 거리에 있는 섬이다. 이 섬에는 1200여 명의 주민이 500여 세대를 이루어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난 태안과는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지만 이곳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사고 뒤 겨울과 봄이 지났고 겉으로는 피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주민들도 평범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듯 보인다.

사고 이후 2월까지 한 가정에 150만원 정도의 생계지원비가 세 번 나왔다. 육지 쪽에는 두 번 나왔지만 섬 지역엔 한 번 더 나왔다고 한다. 그 이후론 아무런 지원도 약속도 없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사고의 책임소재가 가려지고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지난 대선 때 이 지역을 찾은 후보들이 하나같이 피해 주민들의 어려움을 들먹이며 ‘선 보상 후 정산’을 약속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바람이 적은 날이면 주민들은 먼 바다의 무인도로 나간다. 마을마다 방제조합에서 10∼20명의 사람을 모아 기름제거 작업을 하러 가는 것이다. 하루 일당이 남자는 7만원, 여자는 6만원. 취로사업인 셈이다. 한 달에 20일 정도 나가지만 일당은 지난해 12월치만 받았고 1월치부터는 받지 못하고 있다. 방제조합에서는 예산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태안에서는 방제조합이 인건비를 떼어먹고 도망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요즘 원산도 주민들은 뱅어포를 말리느라 분주하다. 마을 여기저기 양지 바른 곳에는 대나무발에 뱅어포들이 널려 있다. 멀리서 보면 하얀 뱅어포가 햇볕을 받아 반짝거린다. 평화롭게 보이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월이면 뱅어포 작업보다는 갯벌에 나가 바지락을 캐는 것으로 가구 수입을 올렸다.
“날 풀리고 얼마 안 돼서 어느 날 보니 갯벌이 하얀 거야. 바지락이 갯벌 위로 올라와 입을 벌리고 다 죽어 있었지. 자연산이고 어촌계에서 뿌려놓은 종패고 다 죽었어. 이맘때 하루 10만원 벌이는 되었는데…. 노느니 삯일로 뱅어포 작업을 하는데 5만원 정도 받아. 하지만 이 일도 며칠 있으면 끝나는데 그 다음엔 무슨 일을 할지….”
지금도 바닷가에는 폐사한 굴과 조개 껍질들이 파도에 밀려와 하얀 띠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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