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2008년에 꼭 가봐야 할 나라’ 1위로 꼽은 불교의 나라 라오스
▣ 라오스=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불교’와 ‘메콩강’. 라오스를 상징하는 두 단어이다.
전 국민의 95%가 불교 신자인 라오스는 불교, 특히 소승불교의 나라이다. 길거리 어디를 가도 사원과 불상이 있고 그곳에선 항상 향과 꽃으로 예불을 올리는 남녀노소를 볼 수 있다. 삶의 구석구석 부처의 손길이 머물고 있는 라오스는 불교 그 자체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군에 속하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다. 오히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지나치게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치지 않는다. 고된 노동보다 카르마-‘업’(業)의 산스크리스트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거스르지 않고 업을 쌓으면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날 것을 믿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에 고되게 일하고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다는 것, 욕심을 버리면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진리를 오랜 세월 동안 깨달은 건지도 모른다.
불교와 더불어 라오스를 설명해주는 것이 메콩강이다. 총길이 4천km가 넘는 인도차이나의 젖줄 메콩강은 3분의 1 이상인 1500km가 라오스를 흐른다. 바다가 없는 이 나라에서 강은 풍부한 수산자원을 공급해주는 축복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강이 타이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재앙이다. 타이와의 밀거래가 주로 메콩강 위에서 이뤄지는데, 워낙 광범위해서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밀거래는 라오스의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국가 정체성을 잃게 하는 타이화의 첨병 구실을 하고 있다.
라오스의 관광자원은 이웃나라인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나 베트남의 하롱베이에 비하면 볼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빈약하다. 라오스에는 철도도 없다. 전 국토의 90%를 차지하는 산악지대를 각국에서 수입한 낡은 버스만이 털털거리며 달릴 뿐이다. 사회적 인프라도 빈약하다. 다섯 개 나라에 둘러싸여 있어 인도차이나반도에서는 유일하게 바다를 볼 수 없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는 ‘2008년에 꼭 가봐야 할 나라’ 53개국 가운데 라오스를 1위에 올렸다. 오염되지 않고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소수민족을 비롯한 국민들의 다양한 생활방식이 오히려 볼거리를 많이 주고, 위압적이지 않은 불교 유적들이 불가의 가르침을 잘 전달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라오스 사람들은 유난히 온순하다고 한다. 실제로 길거리마다 노점상들이 즐비하지만 어느 상점도 호객 행위를 하지 않는다. 이곳 사람들은 말도 소곤거리며 한다. 그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다. 더위를 피해 여유로운 삶을 살아갈 뿐 욕심 부려 움직이지 않는 삶에서 나오는 당연한 결과이다. 오히려 정해진 일정 안에 모든 걸 보고야 말겠다는 성급한 관광객들만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다닌다. 메콩강과 부처가 주는 가르침을 이런 외지인들만 모르고 있다.
△ 루앙프라방의 한 사원에서 아침을 맞는 승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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