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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 김 경장

등록 2007-11-16 00:00 수정 2020-05-03 04:25

충청남도 보령경찰서 원산분소의 유일한 경찰관인 김중성 경장의 하루

▣ 보령=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아침 8시. 한 할아버지가 큼지막한 자루를 손에 든 채 문을 열고 들어선다. 김중성(36) 경장은 씻다 말고 젖은 얼굴로 달려나와 할아버지를 맞는다.

“무슨 일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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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서장님 드시라고 고구마 좀 갖구 왔슈.”

김 경장은 할아버지에게 차 한 잔을 내놓고 할아버지의 옛날 얘기를 사람 좋은 얼굴로 들어준다. 순찰차로 할아버지를 댁에 모셔다드리고 돌아와서야 아침을 먹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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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에는 치안센터가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분소로 변경됐다. 보령경찰서 원산분소. 이곳이 김 경장의 근무지이자 부인 곽신애씨와 살고 있는 집이다. 이처럼 경찰관 한 명이 가족과 함께 관서 내에서 생활하며 근무하는 것을 ‘직주일체형 근무’라고 한다.

대천항에서 배로 40분 정도 걸리는 원산도는 주민 수가 약 1200명으로 작지 않은 섬이다. 보통 경찰관 1명의 관할 주민이 500~600명인 육지와 비교해보면 김 경장의 업무는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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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곽씨가 분소에서 찾아오는 주민들을 맞이하거나 상급 부서와의 연락을 맡는 동안, 김 경장은 섬을 돌며 치안 업무 외에 주민들의 사소한 일까지 참견하며 거든다. 김중성 경장은 보안관 같기도 하고 ‘홍반장’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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