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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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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상처에 스미는 찬 바람

등록 2006-11-18 00:00 수정 2020-05-03 04:24
지난 여름 수해로 여전히 컨테이너 생활하는 강원도 인제군 주민들… 매서워진 바람앞에 지지부진한 복구 작업, 삶은 왜이리도 고단한지

▣ 인제=글·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강원도 인제군의 수해 주민들은 이미 시작된 겨울이 꿈속에서 그냥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난 7월 수해로 집과 가족을 잃고 컨테이너 생활을 한 지 4개월이 지났다. 지난 여름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금이 모아졌다.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으로 대신한 사람들도 있었고, 각종 단체에서 보내주는 사랑의 손길도 기억한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복구 작업과, 입동 추위가 닥쳐서야 월동 채비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무성의는 주민들을 힘들게 한다.

갑자기 뚝 떨어진 수은주 탓에 한계령 줄기를 타고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매섭다. 철판을 녹일 듯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계절이 두 번 바뀌었지만, 아직도 이곳에서 언제 벗어날지 알 수 없다. 이곳에서 희망 없이 다가올 겨울에 맞서기엔 초겨울의 바람이 너무도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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