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디오라마(실사 모형) 만들기, 목공, 만화 그리기, 모터사이클. 두 사람의 취미이자 좋아하는 것들이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며 친해졌다는 이들은 사진 촬영에 똑같이 관심이 있다는 걸 알면서 급격히 친해졌다. 급기야 남자 둘이서 인물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이 주임은 유년시절 부친이 수동 카메라 니콘 FM-2를 조작하는 걸 곁눈질하며 사진에 흥미를 갖게 됐다. ‘찰칵’거리는 셔터 소리를 들으면 어릴 적 아버지와 손잡고 이리저리 다니던 기억이 떠올라 좋다. 필름을 들고 시큼한 현상액 냄새가 풍기는 암실에 들어가면 기억이 더 짙어지겠지만 요즘은 디지털 시대라 그러지 못하는 게 좀 아쉽다고 한다. 좋아하는 사진은 “사람의 호흡이 느껴지는 사진”. 또 다른 취미는 모터사이클인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전폐하다시피 하지만 언제나 바람에 몸을 맡기는 꿈을 품고 산다.
사진 찍는 게 왜 좋으냐고 묻자 황 과장은 “오래전 대학 졸업을 기념하는 사진을 친구들과 함께 스튜디오에서 찍었다. 그 결과물이 매우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흑백 평면 안에서 어우러졌던 친구들의 얼굴은 즐겁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했으며, 멋지기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아내에게 서른세 번째 생일 선물로 사준 묵직한 카메라를 만지작거릴 때마다 그날의 눅눅했던 지하 스튜디오 풍경이 생각나 사진이 좋다”고 말한다. 미대를 졸업하고 자유분방한 예술가를 꿈꾸다 회사원이 된 지 9년째다.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공부도 하고 회사 사보에 만화도 그리면서 나름 ‘예술하며’ 산다.
두 사람에게 이날 스튜디오 촬영은 추억을 더듬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할 시간이었다.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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