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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째 피의 5월

등록 2019-05-16 11:01 수정 2020-05-03 07:17

다시 5월이다. 1980년 5월 광주에 투입됐던 진압군 이경남씨는 “군용 트럭을 타고 가면서 모내기하던 농부, 물놀이하던 어린이, 운동장에서 뛰놀던 초등학생을 쏘아 죽이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증언한다. 진압군은 발포 이전에도 귀가하던 여학생들을 총검으로 위협해 성폭행하고, 시민들을 진압봉으로 때려 죽였다. 국가권력이 저지른 잔혹한 학살극이다. 국가권력의 정점에 있던 전두환 당시 계엄사령관은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증언한 성직자를 ‘사탄’이라 비난했다.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이 창당한 민주정의당을 정치적으로 계승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도 ‘북한군 개입’과 ‘폭동’ 등 5·18에 대한 망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 당의 황교안 대표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없이 광주를 찾았다가 물벼락을 맞았지만, 곧 있을 5·18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39년이 흘렀지만 가해자도 목격자도 살아 있다. 수많은 희생자만 제각각 사연을 묘비에 남긴 채 침묵의 공간에 묻혀 있다. 더 늦기 전에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이유다. 광주 은송유치원 어린이들이 5월9일 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광주=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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