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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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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하늘은 다를까

등록 2018-06-06 10:30 수정 2020-05-03 07:17

전국금속노동조합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굴뚝 위 왼쪽)과 박준호 사무장이 굴뚝농성 200일을 맞은 5월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위 농성장에서 카메라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이들이 노조 결성 뒤 하늘에 오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6년까지 한국합섬에서 일한 이들은 회사가 파산한 뒤 빈 공장을 지켰다. 2011년 4월 스타플렉스가 한국합섬을 인수해 ‘스타케미칼’로 이름을 바꾸고 공장을 재가동했다. 하지만 재가동 1년7개월 만에 적자를 이유로 수많은 노동자가 해고됐다. 이에 차광호(현재 파인텍지회장)씨가 스타케미칼 경북 구미 공장의 45m 높이 굴뚝에 올라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408일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의 달갑지 않은 기록을 남긴 이 기간에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은 굴뚝 아래서 차 지회장을 응원하며 자리를 지켰다. 고용 보장을 약속받고 농성을 푼 이들은 스타플렉스가 만든 새 회사인 충남 아산 소재 파인텍으로 복직해 2016년 1월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는 농성 해제 합의 조건인 노조활동 보장과 단체협약 체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같은 해 10월 파업으로 맞섰으나 회사는 꿈쩍하지 않았다. 노동자 11명 중 6명이 떠났다. 결국 2017년 11월12일 두 사람은 75m 굴뚝 위로 다시 올라갔다. 스타플렉스 서울 사무실이 마주 보이는 곳이다. 다시 겨울, 봄이 가고 여름을 맞고 있다. ‘고용’과 이를 떠받칠 ‘노동조합’을 요구하는 이들의 아찔한 ‘하늘살이’는 600일을 훌쩍 넘겨 계속되고 있다.

<font color="#008ABD">사진·글</font>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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