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동자 한광호씨가 자결했다. 함께 노동조합 활동을 했던 동료들은 비통한 심정으로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던 것일까. 2011년 5월, 직장 폐쇄 뒤 호형호제하던 동료들과 무기를 들고 마주해야 했을 때였을까. 동료들이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진행하던 때였을까. 아니면, 노조 활동을 이유로 유성지회 조합원에게만 고소·고발과 징계를 쏟아붓던 때였을까. 그 모든 일의 피로감 때문이었을까.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현실에 화가 나고 억울했을까.
얼마 전 유성기업 노동자 중 우울증 고위험군이 무려 43.3%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조 파괴 시나리오가 밝혀지고 심지어 현대차의 지배 개입 사실마저 드러났다. 그러나 그 책임자들은 수년이 흐르는 동안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2012년에는 직장 폐쇄 이후 ‘구사대’ 활동을 강요받았던 유성기업 노동자 유아무개씨가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복수노조를 악용한 노조 파괴 시나리오는 현재진행형이며 여전히 현장에는 서슬 퍼런 긴장감이 흐른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답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사회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숨결이 한 명씩, 한 명씩 사그라든다.
사진·글 워커스 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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