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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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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베고 누워

등록 2014-06-14 04:57 수정 2020-05-0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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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7일 ‘또 하나의 가족’은 ‘또 하나의 죽음’을 맞이했다. 삼성전자서비스에서 가전제품 수리를 하는 염호석(경남 양산분회장)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초일류 기업 삼성, 조용히 시키는 일만 잘하면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은 기업 삼성에서 ‘힘들고 배고픈 설움에 죽을 것 같아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2013년 7월 노동조합을 세웠다. 회사와의 싸움 속에서 최종범씨가 4개월 뒤 죽음을 택했고, 다시 7개월 만에 염호석씨가 ‘싸움에서 꼭 이기기를 바란다’며 그 길을 따랐다.

빼앗긴 동료의 주검과 함께 작별 인사를 할 기회마저 빼앗긴 노동자들은 지난 5월21일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오늘도 조합원들은 아스팔트에 자리를 깔고 펄럭이는 노동조합 깃발과 염호석씨가 남긴 환한 웃음 아래에서 밤을 보낸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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