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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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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가을

등록 2011-10-07 10:39 수정 2020-05-02 04:26

오곡백과가 마지막 단맛을 채워가는 지난 9월29일, 초가을 가뭄에 애태우던 농민들에게 다디단 ‘쌀비’가 내렸다. 가을비가 거미줄에 알알이 달려 지나간 여름의 추억을 올망졸망 담고 있다. 유난히 장마가 길었던 올여름. 끊일 듯 이어지는 비를 지겨워하던 것이 그리 먼 기억이 아닌데도 “맑은 가을 하늘이 좋긴 한데 날마다 맑은 하늘은 좀 그렇다”라는 말처럼, 초가을 늦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꽤 비를 그리워했던 모양이다. 참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보다. 이번 비로 기온도 뚝 떨어져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될 것이다. 숨차게 달려온 한 해를 정리할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영월(강원도)=사진·글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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