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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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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가난까지 말랐으면

등록 2011-07-27 15:34 수정 2020-05-03 04:26
한겨레21 정용일

한겨레21 정용일

쉬지 않고 퍼붓던 비가 그치고 장마는 끝이 났다. 30℃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여름휴가를 즐기러 산으로 바다로, 멀리는 해외로 나간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영등포역 뒤쪽에 500여 명이 모여 사는 ‘안동네’라 불리는 쪽방촌이 있다. 지난 7월20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장마 기간에 습기 차고 눅눅했던 이불과 옷가지를 말리고 있다. 얇은 지붕이 열을 받아 1평(3.3058㎡) 남짓한 쪽방의 온도가 40℃를 넘어섰다. 40년을 이곳에서 산 이재롱(56)씨는 “더워서 낮에는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겨울은 겨울이라 힘들고 여름은 여름이라 힘들다. 이곳은 해마다 더웠다”라고 말했다. 불볕더위는 이제 시작인데, 몸 하나 누울 쪽방은 아예 찜질방이다. 삶은 고행이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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