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은 안 그래도 외롭던 참이었다. 지난 7월17일 새벽, 경남 창녕군 함안보 공사 현장에 서 있던 타워크레인 아래로 물난리가 났다. 강바닥을 파내 쌓아둔 준설토까지 씻겨 내려가면서 시뻘건 황토물이 차올랐다. 깜깜한 밤, 홀로 우두커니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려야 했다.
7월22일 새벽, 두 남자가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었다. 두 사람은 타워크레인 난간에 매달려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목숨을 걸고 나선 ‘4대강 사수 직접행동’이다. 타워크레인 아래로는 불어난 강물이 넘실댔다.
“보고드리기 민망하지만 어제 환경운동단체 두 분이 함안보 크레인에 올라가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 시민단체, 환경단체 등과 자리를 마련해서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해주시면 저희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월23일 아침, 이명박 대통령과 민선 5기 16개 시도지사들이 만난 자리에서 김두관 경남지사가 입을 열었다.
대통령이 답했다. “자기 지역의 강 문제에 대해 의견을 얘기하면 충분히 듣겠지만, 단체로 모여서 다른 지역의 4대강 문제에까지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 소통이 막힌 자리에는 일방적 홍보만 난무한다. 지난해 정부는 수질 개선과 홍수 예방 등에 써야 할 예산 79억원을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홍보비로 돌려 썼다.
지상 30m 외로운 농성장에서 또 하루를 맞은 환경운동가들은 타워크레인 위쪽에 펼침막을 추가로 내걸었다. ‘4대강이 니끼가? 국민여론 수렴하라!’
사진 김태형 기자 한겨레 사진부문 xogud555@hani.co.kr·글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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