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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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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이 니끼가?

등록 2010-07-27 15:47 수정 2020-05-03 04:26
22일 오전 경남 창녕군 길곡면 4대강공사 함안보 공사현장 크레인에서 이환문 경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4대강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22일 오전 경남 창녕군 길곡면 4대강공사 함안보 공사현장 크레인에서 이환문 경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4대강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타워크레인은 안 그래도 외롭던 참이었다. 지난 7월17일 새벽, 경남 창녕군 함안보 공사 현장에 서 있던 타워크레인 아래로 물난리가 났다. 강바닥을 파내 쌓아둔 준설토까지 씻겨 내려가면서 시뻘건 황토물이 차올랐다. 깜깜한 밤, 홀로 우두커니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려야 했다.

7월22일 새벽, 두 남자가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었다. 두 사람은 타워크레인 난간에 매달려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목숨을 걸고 나선 ‘4대강 사수 직접행동’이다. 타워크레인 아래로는 불어난 강물이 넘실댔다.

“보고드리기 민망하지만 어제 환경운동단체 두 분이 함안보 크레인에 올라가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 시민단체, 환경단체 등과 자리를 마련해서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해주시면 저희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월23일 아침, 이명박 대통령과 민선 5기 16개 시도지사들이 만난 자리에서 김두관 경남지사가 입을 열었다.

대통령이 답했다. “자기 지역의 강 문제에 대해 의견을 얘기하면 충분히 듣겠지만, 단체로 모여서 다른 지역의 4대강 문제에까지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 소통이 막힌 자리에는 일방적 홍보만 난무한다. 지난해 정부는 수질 개선과 홍수 예방 등에 써야 할 예산 79억원을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홍보비로 돌려 썼다.

지상 30m 외로운 농성장에서 또 하루를 맞은 환경운동가들은 타워크레인 위쪽에 펼침막을 추가로 내걸었다. ‘4대강이 니끼가? 국민여론 수렴하라!’

사진 김태형 기자 한겨레 사진부문 xogud555@hani.co.kr·글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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