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1년 뒤
그가 살았다던 봉하마을 신록이 저처럼 빼곡했던가, 논자락 널리 기지개를 폈던가 기억이 없다. “아방궁 같다”던 터에서 투박한 자전거 한 대 고개를 내밀고 자전거 위론 ‘노간지’ 밀짚모자, 밀짚모자 뒤로 조막 같은 아이 있었던가 웃었던가 기억이 없다.
오직 허연 부엉이바위, 수많은 사진 속 그곳만 기억난다.
저 먼저 질린 2009. 5. 23 부엉이바위만 기억난다. 그곳에서 모든 기억 사라진 그 기억만 기억난다.
꼬박 1년 뒤 펜을 드니 숲도 황토도 제 색으로 푼더분하고 아, 부엉이바위엔 나무도 서넛 살았던가.
비몽도 사몽도 사진은 담을 수 없어 꼬박 1년 뒤 펜을 드니 따로 모내기한 들녘에선 백로, 황로, 왜가리 울음이 보이고 페달 소리, 손녀 웃음소리 이제 보인다.
오리농법, 사람 사는 세상, 울면 안 되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삶도 죽음도 모두, 왜 당신이 죽어, 지못미, 잊지 않을 겁니다, 시민의 힘만이… 말들이 춤을 춘다 그가 아직 살아 있다는 봉하마을, n개의 삽화에서 말이다.
펜화 김영택 화백·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맨위로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특검, ‘계엄해제 표결 방해’ 추경호 징역 20년 구형…11월18일 선고

‘AI로 인류 종말’…구글·MS 떠난 소아레스 “허깅 해킹은 마지막 경고”

추경호 징역 20년 구형에…대구 시민사회 “내란 진실 밝히고 법적 책임 져야”

법원 “김승원 통해 청탁 명백”…제넨셀 설립자 징역 4년 법정구속

김태규 “‘공산주의자 문재인’ 영화화해도 표현의 자유라 하겠나”

“난 기어갈 테니 대대장부터”…지뢰 사고 보디캠에 저장된 ‘전우애’, 국회 울렸다

트럼프, 내일 새벽 4시반 한국 대미투자 직접 발표…“알래스카 LNG 포함”
![‘오마카세’ 조희대 대법원장의 제청권 탐욕 [박용현 칼럼] ‘오마카세’ 조희대 대법원장의 제청권 탐욕 [박용현 칼럼]](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930/53_17907576546244_20260930503365.jpg)
‘오마카세’ 조희대 대법원장의 제청권 탐욕 [박용현 칼럼]

병문안 간 80대 아버지, 아들이 넘어트려 숨져…“적극 치료 권해 다퉈”

‘메인코2’ 우민호 감독 “문민정부 이야기로 시즌3…백기태 돌아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