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1일 78살을 일기로 입적한 법정 스님이 자신이 창건한 서울 성북동 길상사를 떠나던 12일 오전 11시20분, 난데없는 돌풍이 불었다. 스님을 추모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하늘도 스님이 가시는 걸 아나 보다”고 수군거렸다. 법구를 든 스님들이 행지실에서 나오자 길상사를 채운 수천 명은 너나 할 것 없이 “나무아미타불”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법구가 움직일수록 흐느낌은 점차 높아져 울음소리로 바뀌었다. 법정 스님의 법구는 일체의 장례 의식을 열지 말라는 유지에 따라 스님들과 신자, 조문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간소한 절차로 운구됐다. 길상사와 송광사의 제자들이 스님이 강원도 오두막에서 평소에 사용하던 평상 위에 법구를 모시고 가사를 덮은 뒤 천천히 극락전 앞으로 이운했다. 법구는 극락전 앞마당에서 부처님 앞에 간단한 인사를 올리는 의식 뒤 곧바로 영구차에 실려 스님의 출가 본사인 송광사로 향했다. 지켜보던 신자들과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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