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서울 스노우잼’
12월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의 밤 풍경이 눈부시다. 스노보드 점프 국제경기인 ‘2009 서울 스노우잼’ 개막식이 열렸다. 세밑을 향하는 서울의 겨울밤이 쓸쓸하지만은 않다. 광장의 스펙터클은 평등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지친 다리를 이끌고 퇴근길을 서두르는 노동자에게도, 두바이와 유럽발 위기 소식에 떠는 자본가에게도….
하지만 광장은 심한 고뿔을 앓고 있다. 스스로 비움으로써 시민이 그 무엇을 채우는 기쁨을 누리는 광장, 시민이 참여함으로써 역사성을 만들어가는 광장, 시장님이 아니라 시민이 보기에 참으로 편하고 예쁜 광장이 아니어서다.
지천의 물이 모여 강이 되는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한강의 물을 전기로 끌어올려 청계천에 대는 일을 해낸 이가 청와대 주인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제일 큰 광장을 또 하나의 정치 공간으로 활용하는 이를 시장실에 모시기는 참 피곤한 일이다. 이처럼 맥락 없이 벌거벗음으로써 보는 이를 흥분시키는 텍스트를 우리는 ‘포르노’라 부른다. 뜻하지 않게 ‘포르노 광장’이 된 광화문 광장이 들으면 기분 나빠할까.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글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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