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1970년 11월13일 한 청년노동자가 스스로 몸을 불태웠다. 고 전태일 열사다. 고귀한 죽음이 39주기를 맞았다. 11월6일 오후 서울 청계천 버들다리에서 그의 넋을 기리는 문화제가 열렸다.
전태일은 재단사로 하루 14시간을 일했다. 일당으로 당시 커피 한 잔 값인 50원을 받았다. 다른 노동자들의 삶도 다르지 않았다. 군사정권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떠받친 건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디며 지친 하루하루를 살아간 그들이었다.
전태일은 불꽃 하나로 사라졌지만, 그의 죽음은 노동운동의 씨앗이 됐다. 수많은 싹이 트고 열매가 맺혔다. 하지만 고단한 노동자들의 삶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노동 OTL’의 세상이다. 오늘도 거친 손마디와 표정 없는 주름진 얼굴로 전태일의 후예들이 그의 동상 앞을 무심히 지나가고 있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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