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학내 종교자유 투쟁을 벌였고, 최근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군대 폐지를 주장해온 대학생 강의석(22)씨. 서울대 법대 입학 뒤 택시운전을 하고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등 특이한 이력으로 주목을 끌었던 그가 또 한 번 ‘사고’를 쳤다. 10월1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서 벌어진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뛰어든 것이다.
강씨는 소총 모양의 과자로 전차에 총격을 가하는 행위극을 펼치다 황급히 뛰어온 경찰들에게 30여초 만에 제압됐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알몸은 비무장으로 비폭력과 평화를 상징한다”며 “군대를 폐지하고 그 비용을 가난한 나라를 돕는 데 쓰면 굶는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조직과 준군사조직이 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씨는 “강한 군대만이…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하는 대통령이 통치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그가 꾸는 ‘꿈’과 현실의 거리는 현재, 너무도 멀어 보인다. 그러나, 세상을 바꿔온 것은 몽상가들이 아니었던가?
사진·글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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