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 부다페스트(헝가리)=사진 AP연합·
‘임계질량.’(Critical Mass)
핵분열 물질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선 어느 정도 이상의 질량을 넘어서야 한다. 한계량을 넘어서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1992년 9월25일 금요일 오후 6시.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참가자는 스무 명 남짓에 불과했다. 이후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뜨거워지는 지구를 살리자’는 거창한 구호 따윈 애초 내걸지 않았다. 그저 시간과 장소를 정해 도시를 관통하며 무리로 달렸다. ‘크리티컬 매스’의 떼거리 ‘잔차질’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4월20일 일요일, 동유럽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수천 명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몰려들었다. ‘지구의 날’을 이틀 앞둔 이날 ‘크리티컬 매스’는 부다페스트를 관통하며 즐거운 ‘시위’를 벌였다. 떼거리 질주를 마친 참가자들이 자전거를 머리 위로 치켜든다. 지구라도 들어올릴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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