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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보호’의 풍경

등록 2007-07-06 00:00 수정 2020-05-03 04:25

▣ 평촌=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한 비정규직 보호법이 7월1일 시행에 들어갔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급여와 고용, 복지에서 온갖 차별을 받아온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은, 그러나 사용자들의 각종 편법 운영으로 오히려 노동시장의 불안전성만을 증가시키는 칼날로 되돌아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보호법을 반겨야 할 노동계는 860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초단시간 계약노동자로 전환되고 나머지 정규직 노동자도 비정규직화할 길이 열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법 시행을 이틀 앞둔 지난 6월29일, 경기도 안양시 평촌의 NC백화점 앞에서 이랜드 그룹의 비정규직 대량해고와 외주전환 방침에 항의하며 보름째 천막농성 중인 김경욱 이랜드 노조위원장이 굳게 닫힌 백화점 철문 앞에 힘없이 앉아 있다. 이랜드 그룹 산하 쇼핑센터인 뉴코아와 홈에버에서만 이번 법 시행으로 1천 명이 넘는 인원이 해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량해고 사태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도 수수방관만 하는 정부가 외치는 양극화 해소의 구호는 그래서 더욱 헛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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