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저, 정치에 소질 없습니다. 떨어질 줄 알면서도 할 말 있어서 나갔습니다.”
한달 만에 드디어 끝난 민주노동당 당지도부 선출대회에 최고위원 일반명부 기호 9번으로 나갔다가 후보 14명 중 13등으로 낙선한 김해근(30)씨의 말이다. 수년간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쌓은 경험을 싸들고 지난해 3월 인터넷 위원장으로 들어앉아 전자정당 만들기에 바빴던 그가 갑자기 선거에 참여한 이유가 뭘까.
“총선 선거관리 업무로 비례대표 명부 작성에 참여하다 보니, 당내 선거가 ‘조직 선거’로 가는 게 보였습니다. 1인 7표까지 도입되면 ‘거대 정파 싸움에 평당원 등 터지는’ 상황이 더 심해질 것 같았죠. ‘낙선’이라는 뻔한 결과로 반발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선거 시스템 중단이 빚어지면서 인터넷 위원장이던 그는 후보사퇴서를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선거가 시작됐으므로 사퇴는 불가”라는 당의 말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나머지 일정을 마쳤다. 그는 유세기간 동안 ‘인터넷 민주주의’를 얘기했다. “5만 평당원의 대중 정당이 되려면 인터넷이 필수입니다.” 인터넷이 ‘상업’이 아니더라도 ‘공짜’일 순 없는데, 정작 기본적인 투자에 망설이는 당 마인드가 답답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온라인 선거 시스템도 백지에서 시작하는 일인데 실무 준비기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서둘러 중앙위와 선관위에서 일정을 진행했다”며 진상 규명 위원회의 조사에 충실히 임할 예정이며, 대안이 꼭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당에 기대하는 방향은 아닌 거 같다”며 “새 당원이 과거 구도인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에서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도 보수정당보다 건강한 민노당에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오프라인 잡지를 만들고 싶습니다. 몇년 묵은 꿈인데 선거에서 뜻맞는 이들을 만났죠. 평당원들과 장애인·동성애자·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보겠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서 이런 잡지가 나오나’라는 말을 들을 만큼 발랄하게 만들 것이라고 한다.
“제 희망은 당의 집권입니다. 하지만 그 길이 점진적인 우경화·권력화가 아니면 좋겠습니다.” 그는 2000년 국가를 상대로 한 불심검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겨 295호에 나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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