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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의 산전수전 공중전

등록 2008-07-11 00:00 수정 2020-05-03 04:25

<font color="darkblue"> 진에어가 김포~제주 운항 시작하고 영남에어·에어부산·인천타이거항공도 하반기 취항 계획</font>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에 이어 7월17일부터 진에어(Jin Air·대한항공의 자회사)가 운항을 시작하고 영남에어·에어부산·인천타이거항공도 하반기 취항을 계획하면서 국내 저가항공 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고유가 속에 기존 항공사들이 인력 감축, 노선 감편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저가항공사들은 대대적인 국내외 노선 신규 취항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국제선 취항도 노려

‘프리미엄 실용’의 기치를 내건 진에어는 B737-800(189석 규모) 기종을 도입해 7월17일 김포~제주 노선에 처음 취항한다. 진에어 쪽은 “인터넷으로만 예약·발권을 하는 등 비용을 대폭 절감해 기존 항공사 대비 80% 수준의 요금으로 고객을 유치하겠다”며 “승무원들은 간편한 진 청바지와 티셔츠 유니폼을 입고 고객 서비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요금 체계를 주중·주말 2단계로 구분하는 기존 항공사와 달리 요일·시간 및 수요에 따라 기본·할증·특별할증 등 3단계로 운영한다. 즉 요일·시간대에 따라 기본 운임은 6만9천원에서 최고 9만4200원까지 차등 책정된다. 예컨대 평일 오전 7시 이전이나 10시 이후, 일요일 오후 4시 이후에 출발할 때 가장 싼 비수기 기본 운임 6만9천원(유류할증료가 포함된 기존 항공사의 8만8800원보다 22% 저렴)이 적용되는 반면, 일요일 오후 3~4시 제주에서 출발하는 특별할증 요금은 8만6300원으로 책정했다. 수요가 몰리는 월∼목요일 오전 8∼9시대나 금·토요일은 기존 대한항공 요금보다 평균 20% 싼 ‘할증 요금’을 적용한다. 성수기 때는 기본 운임 8만9700원, 특별할증 9만4200원이다.

김재건 진에어 대표이사는 “당분간 기존 항공사와 같은 국내선 유류할증료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치솟는 유가에 대한 부담은 어떤 항공사도 예외가 될 수 없으므로 향후 유류할증료를 부과할지는 유가 변동 추이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김포~제주 노선에 하루 8편(4회 왕복) 운항하는데 10월부터는 하루 16편으로 늘릴 예정이다. 오는 12월부터는 김포~부산에 신규 취항하고, 내년 4월부터 부산~제주 노선도 취항할 예정이다. 진에어 쪽은 “내년 8, 9월이면 정부가 정한 ‘국내 1년 1만 회 이상’ 운행 규정을 만족시켜 국제선 취항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 우선 취항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선의 경우 기내식 대신 간단한 음식을 비행기 탑승 전에 공항에서 제공하는 ‘프리 플라이트 카페’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7월 제주∼부산 노선 등에 취항 예정인 영남에어,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로 참여한 에어부산도 10월 취항을 목표로 본격적인 운항 준비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기존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은 국제선 취항을 곧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저가항공사들은 7월부터 정부가 이들에게 제시한 국제선 취항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제주항공은 7월11일 제주~히로시마 노선, 7월18일에는 인천~기타큐슈 전세기편을 띄우기로 했다. 13일에는 진에어와 동일한 B737-800 비행기를 투입해 청주~제주 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한성항공도 7월 초 청주~일본 노선에 ART 기종을 투입해 국제선 사업에 뛰어들고, 코스타항공은 8월 말부터 제주~울산 국내선을 운항한다. 가격은 기존 항공사의 절반 정도로 책정한다는 전략이다.

한성항공·제주항공 등 여전히 적자

현재 국내에는 세부퍼시픽, 오리엔트타이 등 18개 외국 저가항공사가 취항하고 있다. 이들 외국계 저가항공은 국적 항공기보다 50∼80%씩 싼 요금을 앞세워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을 공략하고 있는데, 고유가로 대형 항공사들의 요금이 오르면서 저가항공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외국계 저가항공사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약 13%에 달하며, 지난 한 해 동안 외국 저가항공사에 빼앗긴 국내 승객이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은 연간 수십~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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